(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대형 입점사부터 중소 상공인까지 플랫폼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며 ‘탈출’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우선 선정산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24일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위메프와 티몬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선정산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티몬, 위메프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자, 개인사업자들이 물건을 판매할 때 구매자의 결제 대금이 곧바로 판매자들에게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 보관됐다가 추후에 지급이 된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은행이 대출을 통해 판매금액을 우선 정산(지급)을 하고 이후 정산일에 플랫폼으로부터 대출을 상환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선정산대출은 티몬이나 위메프같은 플랫폼에서 물건을 판매했다는 사실을 은행이 인지하면 바로 판매대금이 지급되는 구조”라며 “상품 판매 후 정산일까지 개인사업자가 운전자금을 확보하고 자금이 돌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 22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과 위메프에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납부하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고 유사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과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등 홈쇼핑 기업들과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신세계라이브 등 T커머스 업체들도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이같은 정산 지연 사태의 원인으로 업계는 티몬과 위메프의 유동성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몬의 2022년 기준 자본총액은 -6386억원으로 자본잠식 사태에 빠져있다. 전년 대비 마이너스 폭이 1658억원 커졌다. 부채총액은 78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0억원가량 증가했다.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약 1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 가량 줄었다.
위메프도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말 위메프의 자산총액은 920억원으로 전년(1138억원) 대비 감소한 반면 부채는 3318억원으로 전년(2608억원) 대비 증가했다. 유동자산은 2022년 778억원에서 2023년 617원으로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은 발빠르게 선정산대출을 중단하면서도 사태가 커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았고 티몬이나 위메프의 이용자가 생각보다 적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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