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국내 정유 3사(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가 경제기여액이 가장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제마진과 국제유가 하락 등 겹악재로 작년 최악의 실적을 내면서 정부 기여액이 급감한 결과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이다. 협력사·임직원·정부·주주·채권자·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의 합계를 말한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GS칼텍스 경제기여액은 -8조2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줄었다. 에쓰오일(-5조8854억원)과 HD현대오일뱅크(-5조4462억원)가 뒤를 이으며 정유 3사가 나란히 경제기여액이 가장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 4사에 해당되는 SK이노베이션은 중간지주회사로 개별보고서를 제출해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성춘 CEO스코어 책임연구원은 정유사가 가장 급감한 데 대해"경제기여액은 매출원가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 2022년 유가가 크게 상승해 기여액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정유·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법인세 등 정부 기여액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328조7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조8878억원 감소했다.
증권계는 수요 부진, 유가·정제마진 약세 등 여파로 정유 4사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 하락하며 실적 부진이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에쓰오일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252억원과 1152억원으로 추정했다.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은 이보다 더 낮은 각각 세 자릿수인 994억원, 854억원을 전망치로 내놨다. IBK투자증권의 추측대로라면 에쓰오일은 직전 분기(4541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85%가량 줄어든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에쓰오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정유 4사 중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유산업이 올 2분기부터 예상 대비 부진한 수요, 신규 설비 가동 등으로 인한 수급부담이 정제마진과 정유부문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문호 한신평 애널리스트는"석유화학 투자가 일단락된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와 달리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현재까지도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며"신규 투자와 관련한 재무부담 통제 수준이 당분간 정유사 신용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유 4사는 장기적 차원에서 친환경 사업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한 만큼 지속가능항공유(SAF), 전기차용 윤활유, 액침냉각유 등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다.
◆ 현대차 10조원 이상↑증가 폭 가장 커…삼성전자 부동 1위
이날 CEO스코어가 발표한 보고서는 500대 기업(공기업·금융사 제외) 중 경제기여액을 산출할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전년보다 2.1%(31조4871억원) 증가한 1526조2789억원이다.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는 국내 1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경제기여액이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가장 큰 폭 증가했다. 현대차는 작년 기준 처음으로 경제기여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기아,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기업이 지난해 경제기여액 증가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약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자동차·관련 부품기업들이 업황 호조로 경제기여액이 급증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47조1710억원으로 경제기여액 규모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어 기아(73조8867억원), LG전자(71조5801억원), 현대모비스(55조4026억원) 등이 경제기여액 상위 기업에 올랐다.
국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은 전년보다 31조원 늘어난 1526조원이다. 같은 기간 100대 기업의 매출액은 1958조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3조6459억원) 줄었다. CEO스코어는"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등으로 1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여도는 소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NSP통신 최정화 기자(choij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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