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3.5%로 전월(3.2%)보다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6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Headline CPI) 상승률은 3.5%로 시장예상치 3.4%를 상회했다. 4개월 연속 시장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 근원 소비자물가(Core CPI) 상승률은 3.8%로 전월과 동일(시장예상치 3.7% 상회)했으며 전월 대비로도 전월과 같은 0.4%를 기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디스인플레이션 진행이 정체되거나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및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지난 1, 2월에 이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품가격은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최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리스크가 커졌고 주거비 상승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주거제외 근원서비스 인플레이션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에너지가격은 휘발유 가격이 1.7%, 전기 및 가스가 0.7%로 상승폭이 축소돼 오름세가 낮아졌다. 상품가격은 신차가 하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중고차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하락전환됐다. 서비스가격은 주거비의 상승폭이 0.4%로 유지되면서 전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했다. 주거비 제외 근원서비스도 0.7%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시점이 오는 6월 이후로 늦춰지거나 이후 인하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 블룸버그 등 일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경로를 이전보다 더 매파적으로 수정했다.
바클레이스는 “3월 CPI는 근원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는 올해 금리인하가 더 줄어들 위험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6월까지 근원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이 0.2%로 둔화될 것을 전제로 연준이 올해 9월 한 차례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씨티는 “3월 CPI로 연준이 6월 금리인하에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당사는 여전히 6월 인하 견해를 유지하지만 위험은 인하시기가 늦어지거나 이후 인하폭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치우쳐졌다”고 밝혔다.
그 외 블룸버그는 첫 금리인하시점에 대한 전망을 기존 6월에서 7월로, USB는 6월에서 9월로 수정했다.
예상보다 강한 물가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금리는 큰 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미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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