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발생 관련 11개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H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영업 목표를 상향하거나 상품 판매 기준을 임의조정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했던 사례가 발견됐다.
11일 금감원은 “현장검사 결과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실태 부실 ▲판매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다양한 불완전판매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쟁조정기준(안)을 제시했고 금융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판매사들은 2020년 H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오히려 영업 목표를 상향하고 영업점에서 ELS 판매를 확대하도록 성과지표를 설계해 전사적으로 판매를 독려했다. 일부 판매사는 해당 상품의 판매한도를 상향하도록 리스크관리기준을 변경하고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금유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위험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고객에게 상품판매가 가능하도록 상품판매 기준을 임의조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판매사들은 투자자 성향분석시 필수 확인항목을 누락하고 고난도 장기위험상품에 부적합한 투자자에게 판매가 가능하도록 판매시스템을 설계한 경우도 발견됐다. 손실위험 시나리오나 투자위험등급 유의사항 등을 누락하거나 왜곡하기도 했다.
이밖에 청력이 약한 고령투자자에게 상품내용을 이해했다고 답하도록 요청하고 영업점 방문이 어렵다는 투자자를 대신해 투자성향진단설문지, 상품가입서 등을 대리작성·서명하는 사례들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판매사와 투자자간 분쟁이 최대한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검사 및 조사에서 파악한 내용 등을 기초로 분쟁조정기준(안)을 마련했다.
배상비율은 검사결과 확인된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다. 판매사 요인(23~50%)은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와 판매정책 및 소비자보호 관리체계 부실 여하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자 요인(±45%)은 판매사의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 보호 소홀, 투자자의 과거 ELS 투자경험 및 금융상품 이해도 등 판매사 및 투자자의 과실사유에 따라 개별 투자건별로 배상비율이 가감된다. 한편 가산·차감항목에서 고려되지 않은 사안이나 일반화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기타 조정요인(±10%p)으로 반영된다.
금감원은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대표사례에 대한 분조위를 개최하는 등 분쟁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각 판매사는 해당 조정기준(안)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상(사적화해)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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