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미국, 유로지역 등 주요 선진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가격 외 요인은 국가별로 차별화되는데 이로인해 각국의 통화 긴축기조 완화 시점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한·미·유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크게 완만해진 가운데 올해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라스트 마일’ 과정에서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순조롭게 수렴해갈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은 올해 1월 CPI상승률이 3.1%로 전월(3.4%) 대비 둔화됐으나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모멘텀이 확대되면서 시장 예상(2.9%)을 상회했다. 유로지역은 지난해 11월 2.4%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1월 2.8%로 반등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2.8%까지 낮아졌으나 여전히 지난해 7월 2.4%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들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공통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에너지가격 상승과 함께 국별로 차별화된 동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월 집세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모멘텀이 상당폭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내수압력 약화의 영향으로 근원서비스물가의 상승모멘텀이 꾸준히 둔화되고 있지만 주요국과 달리 농산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한국, 미국, 유로지역의 물가 둔화흐름은 에너지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해 중반까지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최근 그 속도가 더뎌진 가운데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의 동인과 경기 흐름에 따라 둔화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는 각국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방리스크뿐 아니라 미국의 견조한 경기 및 노동시장 상황, 우리나라의 높은 농산물가격 수준과 누적된 비용압력, 유로지역의 높은 임금 오름세 등이 향후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할 수 있다”며 “라스트 마일에서 물가 둔화 속도는 각국의 통화긴축 기조 전환 시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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