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는 금융위기와 팬데믹 이후보다 더딘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금리 상황에도 투자가 이어짐에 따라 대(對)미수출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나 대중수출은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큰 개선세를 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4일 한은의 ‘최근 수출 개선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 경제전망보고서 박스에 따르면 우리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IT경기 하강,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부진했으나 올 2분기 이후 수출금액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10월과 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이번 수출 회복기는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2월)와 팬데믹(2020년 2월) 이후에 나타났던 회복기들에 비해서는 증가속도가 더딘 편이다.
수출물량은 자동차·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단가는 지난 7월 이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최근 수출은 자동차·기계가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가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물량과 가격이 모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컴퓨터·스마트폰 등 IT최종재의 수출증가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월평균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1분기 71억달러에서 2분기 77억달러, 3분기 88억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가 11월 9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월평균 IT최종재 수출액은 1분기 19억달러에서 2분기 18억달러 감소했다가 3분기 20억달러, 11월 25억달러로 소폭 늘었다.
비IT품목은 자동차·기계가 주요 선진국의 친환경·인프라투자 수요 지속 등으로 양호하지만 석유화학·철강 등 여타 품목들의 회복은 미흡한 상황이다.
지역별로는 대(對)미수출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대아세안5 수출도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대중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이외의 수출액은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한은은 “미국은 고금리 지속으로 소비가 점차 둔화되겠으나 투자가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향후 대미수출이 양호한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중국의 경우 부동산 경기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산업구조 고도화로 자급률도 상승하고 있어 대중수출이 과거와 같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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