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부진한 실물경기 회복을 위해서 기업의 경제심리 회복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구도·이아랑·조항서 한국은행(이하 한은) 조사국 동향분석 팀 연구원은 5일 발표한 한은의 ‘BOK 이슈노트 SUMMARY’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기업심리 변화가 실물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기업심리 악화의 영향이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이 심화됐다”고 분석됐다.

따라서 이들은 “부진한 실물경기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의 경제심리 회복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하다”며 “기업심리가 실물경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BSI를 경제동향 모니터링 및 전망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이 고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BSI를 통해 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심리 변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의 심화 등으로 기업의 경기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증대 됐는데 금융위기 이후 업황실적BSI(위기 이전 79.3 → 위기 이후 78.6)과 업황전망BSI(83.9 → 80.4)의 평균값이 하락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장래 경기를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 업황전망BSI가 업황실적BSI를 상회하는 모습이나 금융위기 이후 그 격차가 축소(4.6p → 1.8p)됐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황실적 및 전망 BSI의 분포 모두 좌측 꼬리부분이 길어진 모양으로 변화하면서 비교적 극단의 비관적 경기판단 및 전망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의 경기상황에 대한 불안 심리가 증대돼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업황실적 및 전망BSI의 표준편차가 크게 증가됐다.

따라서 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유동성 자산을 늘리는 관망적 경향(wait-and-see attitude)이 심화됐다.

◆기업심리와 실물경제와의 관계 변화

상관관계, 그랜저 인과관계(Granger causality), VAR(Vector Autoregressions) 및 시차분포모형을 이용한 분석 결과, 기업심리가 실물경제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금융위기 이후 그 정도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흐름의 변화에 중점을 두기 위해 전산업생산지수와 설비투자지수의 순환변동치 계열을 작성하고 전산업 업황전망BSI와 제조업 설비투자전망BSI를 각각 관련 심리지표로 선정하여 분석해 보면 위기 이후 기업의 업황인식과 실물경제간 상관관계가 강화되면서 기업심리 악화→경기부진→기업심리 악화 등과 같이 기업심리 악화의 영향이 확대·재생산 됐다.

또한 생산 및 투자관련 심리지표와 실물지표간 상관계수가 위기 이후 크게 상승(생산: 0.43→0.83, 투자: 0.43→0.76)했다.

특히 그랜저 인과관계 분석 결과 생산 및 투자에서 모두 심리지표의 실물지표에 대한 인과관계가 확대되어 기업심리 변화의 자기실현적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판단됐다.

VAR모형을 이용해 기업심리 변화에 대한 실물지표의 충격반응함수를 살펴본 결과 위기 이후 생산 및 투자지표의 심리 충격에 대한 반응이 위기 이전보다 더 즉각적이고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기 이후의 경우 업황전망BSI 1p 상승시 산업생산 순환변동치는 충격시점에서 0.1p, 3개월 이후에는 0.7p까지 증가하고 설비투자전망BSI 1p 상승시 설비투자 순환변동치는 충격시점에서 0.9p, 4개월 이후에는 2.9p까지 증가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기업의 자금사정 등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 위축이 설비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일반의 컨센서스와 일치하고 또한 앞으로 BSI 등 기업의 업황 및 설비투자에 대한 심리가 개선되면 과거에 비해 단기적으로 빠른 회복세가 실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일반적인 회귀모형인 시차분포모형에 BSI를 추가해 분석하는 경우 모형의 전반적인 설명력과 예측력이 제고되고 위기 이후 관련 BSI가 1p 상승할 때 산업생산 및 설비투자 순환변동치가 각각 0.2p 및 0.5p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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