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상상인계열 저축은행, JT저축은행에 이어 대형사인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4%대로 인상했다. 곧 돌아오는 연말 만기에 대비하기 위함도 있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 역대급 은행채 금리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20일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이날부터 기존 연 3.6%에서 4.2%로 0.4%p 인상했다. 앞서 상상인저축은행도 지난달 1일 9개월 만기 기준 연 4.2%의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JT저축은행은 같은 날 6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연 4.3%까지 올렸다.
동양저축은행, 유니온저축은행, 더블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에서는 12개월 만기 기준 연 4.5%를 넘는 금리의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금리 수준은 지난해 6%대까지 치솟은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5~6%대의 금리로 유치한 100조 규모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3.9% 수준까지 올라 수신경쟁력 확보가 불가피해졌다.
은행채 금리의 급등으로 자금조달 수단이 한정된 것도 수신금리를 끌어올린 원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연 4.203%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중순 연 3%대까지 떨어졌던 금리가 8개월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자금조달의 선택지가 예·적금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을 취급하는 회사들은 자금을 준비하려면 수신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저축은행들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만큼 수신금리가 올라가진 않겠지만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형 저축은행들은 실적이나 자산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지만 중하위권 저축은행들은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적자가 나는 중대형 저축은행들이 일부 있지만 올 4분기부터는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한 중하위권 저축은행들 중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100% 미만인 곳도 상당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88% ▲페퍼저축은행 69% ▲대큐온저축은행 74% ▲상상인저축은행 66% 등이다.
이같은 상황 속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당부했고 이에 따라 대손비용 부담이 커졌다. 수신경쟁력 확보를 통해 대손충당금으로 쓰이는 수신잔액을 늘려야 하지만 이렇게 되면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중하위권 저축은행일수록 난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상품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변동도 있기 때문에 업계 이슈, 만기, 기준금리 변동성 유무 등 다각도로 봐야할 것 같다”며 “이 상황이 금리 경쟁이 심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손충당금적립률을 100%로 유지하는 것이 기조이긴 하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많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경영 능력을 떠나서 경기가 좋지 않고 차주의 신용등급이 낮아 연체율이 올라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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