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코로나를 거치면서 고위험 음주율이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의 ‘2022지역건강통계 한눈에 보기’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는 10.9%였던 고위험 음주율이 2022년에는 12.6%로 증가했다. 과거에 비해 이른바 ‘혼술’, ‘홈술’을 즐기는 등 음주 문화가 달라졌고, 영상을 통해 여과 없이 보이는 ‘술방’ 콘텐츠도 과도한 음주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고위험 음주가 지속되면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 각종 암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적정 음주량을 순수 알코올 섭취량으로 환산했을 때 남자는 하루 40g 미만, 여자는 20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다. 소주로 환산하면 남자는 4잔, 여자는 2잔 이내다. 이 적정 음주의 기준을 벗어나면 건강에 해가 되는 ‘고위험 음주’로 간주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내과 김유미 과장은 “고위험 음주는 간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고혈압 등의 여러 질환의 위험을 높이며 수면장애, 우울감, 불안증 등 200여 개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나아가 알코올 의존에 이를 경우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이차적인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정한 음주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고위험 음주, 각종 질환 야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유튜브 콘텐츠 가운데 ‘술방’으로 검색되는 영상 상위 300건을 분석한 결과, 음주 장면 노출 영상이 89.3%(268건)에 달했는데, 과음·폭음 장면과 음주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가 들어간 영상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술방은 조회수도 상대적으로 높아 이른바 ‘잘 팔리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과거에 비해 관대하게 변한 음주 문화 탓에 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지고 적극적인 음주로 이어지면서 고위험 음주율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복해서 많은 술은 마시면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는 간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식도, 위, 대장의 위장관 질환, 심장질환, 뇌와 말초신경 질환, 빈혈을 동반한 조혈장애 같은 다양한 질병들을 일으킨다. 또 위염이나 위궤양이 발생하거나 많은 양의 술을 마신 후 토할 때, 위와 식도 사이의 점막이 찢어지면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고위험 음주는 당뇨병을 포함한 각종 대사증후군의 위험률도 높인다. 이는 체내 염증 반응과 혈당을 증가시키기 때문. 국내 연구결과, 고위험 음주군은 저위험 음주군(하루 15g 미만 음주)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만성적으로 술을 계속 마시면 뇌의 망상계, 대뇌피질 등에 예민하게 작용해 기억, 인지, 판단, 주의, 정보처리 등의 사고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나아가 중추신경계의 통제 기능까지 억제해 흥분, 공격성, 충동성 등 사회적으로 통제됐던 행동들이 발현돼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음주 중 수분 섭취 신경 써야
건강을 위해선 가능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지만, 사회생활에서는 술자리를 피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회식 등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음주 중에는 수분 부족을 방지하고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지연시키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빈속엔 술을 마시지 말고, 손상된 간세포 재생과 뇌 신경세포에 이로운 생선, 해산물, 해조류 등을 안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항산화 비타민과 미네랄이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 것도 바람직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김 과장은 “본인이 고위험 음주자라면 평소 음주 습관을 체크하고,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하고 조절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스스로 제어할 수준이 넘어섰다고 생각되는 경우, 전문센터나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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