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정의윤 기자 = 상위 10대 건설사인 현대건설, DL이앤씨, 삼성물산 등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이 지난해 전망치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건설 학계 및 협회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분양을 미루면 공급차질, 분양에 나서면 사실상 개점휴업”이라는 반응이다.
지난 15일 부동산R114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민영아파트 분양실적이 지난해말 같은기간 전망치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초 예정된 분양일정이 시장 분위기, 규제 완화 시점 등에 따라 줄줄이 연기돼 올해 4월까지 분양실적은 지난해 말 계획했던 5만4687가구 대비 71% 감소한 1만5949가구에 그쳤다.
건설 협회 및 학계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분양을 미루면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면서도 “그러나 분양에 섣불리 나서면 도산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렇게 공급을 미루면 추후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분양 땅을 내버려 두면 이자가 쌓이고 시행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 비용도 어마어마해지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건설사들이 시기가 안좋을 때 분양한다고 내놨다가 미분양이 되면 중도금을 다 돌려받지 못해 결국 도산위기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사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27일 발표한 ‘2023년 3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 2104가구로 전월(7만5438가구)대비 4.4%(3334가구)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미분양 감소세가 일부지역에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이는 공급이 많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연쇄 부실 우려가 제기돼 금융당국에서 부동산PF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나선 상황이다. 건설사 역시 이로 인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건설사들은 부동산PF 우려 때문에 자금운용이 어려워져 간간히 사업성이 좋은 쪽에서만 공급을 하고 건설사들의 선호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이전만큼 공급이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SP통신 정의윤 기자(jeyoun9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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