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IMF는 한국의 집값 하락을 경고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8%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도 분양권을 놓치긴 어려운 탓인지 주담대 잔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그야말로 ‘배수진’을 친 셈이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해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총 510조 7634억원으로 지난 7월말보다 0.8%(4조 830억원) 늘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기준금리가 10여년만에 3.25%로 올라섰다. 이에 주담대 변동형 금리도 상단이 7%를 돌파해 8% 문턱까지 치솟았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가계 이자 부담은 3조 3000억원씩 늘어난다. 즉 0.50%에서 3.25%로 기준금리가 오른 상황을 감안하면 이자는 36조 3000억원 불어나게 된다.
7%대의 금리에도 주담대 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양권을 둘러싼 수분양자의 ‘배수진’으로 해석된다. 아파트 분양을 취소하게 되면 계약금을 잃게 되고 앞으로 청약 제한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금리에도 중도금을 치르기 위한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주택을 유지하려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집값마저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2년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1.37%로 전월대비(-0.77%) 하락폭이 확대됐다. 12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2012년 5월 시세 조사 이래 가장 큰 폭(-0.59%)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IMF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성과 구입능력’ 보고서에서 “2021년 4분기를 기준으로 한국과 호주의 향후 4분기 주택가격 성장은 2019년 4분기 대비 약 10%p 정도 하락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은 주택가격의 하방 위험을 가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저금리, 수요 증가 등으로 급등한 한국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수 금통위원들이 최종금리 수준을 연 3.5%로 예상한 것과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3.5%는 전제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은행 연체율 현황 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10%에서 0.12%로 올랐다.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내년에도 더욱 증가하면서 말 그대로 ‘보릿고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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