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카카오뱅크 주가가 고점 대비 80% 이상 급락하고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카카오뱅크 임원진은 자사주 매입, 직원들을 위한 대출 지원 등에 나섰지만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닌 급한 불 끄기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뱅크 구성원의 복지 증진을 위해 사내 근로복지기금협의회를 설립했다”며 “이를 통해 현재 우리사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당 3만 9000원에 우리사주를 배분받은 직원들이 주식담보대출로 ‘영끌대출’을 하면서까지 우리사주를 대량 매입했지만 주가가 1만원대까지 떨어지자 “반대매매 코앞까지 와있어 은행원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카카오뱅크에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지난해 8월 6일 카뱅이 상장했을 당시 우리사주로 배정된 전체 물량의 19.5%를 매입했다. 이는 약 1274만 3642주, 4970억원 규모다. 직원 1명당 평균 약 1만 2500주(약 4억 9000만원)을 사들인 셈이다.

이번에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대출은 고객 예금에서 운용되는 형태가 아닌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사내근로기금 협의회에서 마련한 재원을 통해 지원하는 대출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신청자를 받는 중”이라며 “이자율 등과 관련해선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뱅크 임원진은 카카오뱅크 주가가 1만원대로 폭락하자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김석 최고전략책임자,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 등 12명의 임원이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2일간 자사주 총 5만685주를 매입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홈페이지에 “주주환원정책 실행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800만명의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뱅킹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이같은 카카오뱅크의 움직임에도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미봉책’ 수준의 대책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주주환원책을 제시하겠다 하면 배당을 실시한다”며 “배당을 한다는 것은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은 주주들에게 나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밖으로는 주주 환원을 위해 배당을 결정하고 안으로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을 위해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으로 갔어야 진정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성장동력’인 개인사업자 대출과 관련해서도 “성장동력이라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에서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이를 성장동력으로 내밀기 위해서는 순식간에 시장에 뛰어들어서 점유할 수 있을 정도로 차별화된 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이 케이뱅크나 토스뱅크와 완전히 차별화된 점이 있어야 성장동력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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