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이하 카뱅)가 살얼음판이다. 카카오뱅크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매입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처해 있지만 회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폭로가 터져나왔기 때문.
직장인 익명 사이트인 블라인드의 게시판에 “지금 카뱅은 심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뱅크 직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카카오페이 사건 때문에 묻혔지만 여기(카카오뱅크)도 임원들 며칠 사이에 대량으로 팔아치웠다”며 “지금 대리기사 투잡하는 분, 이혼 준비중인 분, 파혼하신 분 하루하루 살얼음판”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연말 임원진이 스톡옵션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는 이른바 ‘먹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먹튀가 이뤄진 시점이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이었고 주요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들은 약 900억의 시세차익을 거둬 부담이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가 비난을 받았다.
글쓴이는 이어 “우리사주를 최대한 땡겨 8억 중반에 매수했는데 지금 원금만 4억원 손해”라며 “투자 책임은 개인에게 있지만 사주조합이 이렇게까지 매수하지 않았다면 성공적으로 상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니얼(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이하 임원들은 하나같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남일처럼 여긴다”며 “비전제시는 바라지도 않는데 골프를 치러 다니기 바쁘고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최소한의 위로와 공감도 없다”고 지적했다.
카뱅에 따르면 카뱅 직원들은 지난해 8월 6일 카뱅이 상장했을 당시 우리사주로 배정된 전체 물량의 19.5%를 매입했다. 이는 약 1274만 3642주, 4970억원 규모다. 직원 1명당 평균 약 1만 2500주(약 4억 9000만원)을 사들인 셈이다.
문제는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직원들이 ‘영끌대출’을 했다는 것이다. 직원 대부분이 우리사주를 매입할 때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 카뱅에 따르면 카뱅 직원들은 공모가 3만 9000원에 우리사주를 배분받았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한 카뱅 직원은 “지난해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은 공모가로 매수해 많이 잃어서 걱정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사주는 좋은 기회로 여겨지는 분위기여서 영끌대출로 많이 사들였지만 이렇게까지 글로벌 시장 악재가 연이어 생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글쓴이도 “반대매매 코앞까지 와있고 은행원인 많은 분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며 “훨씬 사태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카뱅 주가는 공모가 3만 9000원으로 시작해 상장 이후 9거래일만에 9만 2000원까지 올랐으나 이때는 우리사주 보호예수 기간이라 직원들은 주식 매도가 불가능했다. 그 사이 카카오뱅크 주가는 급락했고 연이어 신저가를 기록하다 30일 오전 1만 9650원까지 내려앉았다가 2만원선 문턱에 겨우 올랐다. 공모가 대비 약 49.6%,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윤호영 카뱅 대표도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카뱅 관계자는 “임원들은 내부 분위기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해당 블라인드 내용 또한 보고하기 때문에 알고 있으며 대책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뱅은 빠르면 오는 11월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카뱅 직원들의 불만이 표출되는 상황으로 인해 해당 간담회에는 현 상황을 해결할 구체적인 대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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