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최근 은행들의 고금리 수신상품 특판 경쟁이 뜨거워진 가운데 이와 관련해 금융권 안팎에선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신금리 평균을 일시적으로 높여 ‘예대마진 많이 남기는 은행’이라는 오명을 피해가고자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은행권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고금리 수신상품 특판은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에 영향을 주긴 한다”면서도 “다만 특판의 특성상 판매 계좌가 한정돼 있어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6일 창립 54주년을 맞아 ‘최고 연 13.2%’ 금리를 제공하는 ‘행운적금’을 출시했다. 최고 연 13.2%의 금리를 받으려면 매주 월요일 6개 임의 숫자 조합으로 이뤄진 행운번호를 배정받고 배정된 행운번호를 대상으로 금요일에 추첨을 해 당첨돼야 한다. 일종의 ‘이벤트성 적금’이다.
웰컴저축은행도 ‘최고 연 10%’ 금리를 내건 ‘웰뱅워킹적금’을 지난 6일 선보였다. 이는 걸음 수에 따라 500만보를 달성하면 8%p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1년간 500만보를 달성하려면 하루 약 1만 3700보를 걸어야 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 최대 납입금도 20만원이라 많지 않다.
신한은행도 ‘최고 연 11%’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 특판을 진행했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 14일까지 선착춘 5만좌로 판매되는 해당 상품은 6개월제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저축한도는 최대 30만원이며 기본금리는 연 2.0%, 우대금리는 연 9.0%p가 적용된다.
납입 한도는 적고 조건은 까다로운 데다 ‘반짝 이벤트’처럼 진행되는 고금리 상품 특판이 최근들어 쏟아져 나오자 “정부의 예대금리차 비교공시가 시작되자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단발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특판이 예대금리차를 축소하는 데 영향을 준다”며 “수신금리 평균이 높게 잡히기 때문에 특판이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원래 수신상품 특판은 납입한도가 적고 금리만 높다”며 “고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던 고객들의 수요와 은행의 공급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을 진행하는 이유는 기존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하고자 함”이라며 “고금리 시대에 선제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대금리차를 좁히려면 특판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수신금리 자체를 올리는 것이 유리하다”며 “특판 자체가 계좌 수, 모집액 등 제한된 수량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예대금리차를 만회하기 위해 특판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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