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가 4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으로 결정한 가운데 코트라는 이와 같은 인상 결정이 ‘소비에트식 경제 메커니즘’이라고 표현하며 자세한 분석을 내놨다.

11일 최진형 코트라 키예프무역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14일, 이달 중순부터 이번 자동차 관세가 인상 적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세 인상 대상 차량과 인상률은 1000~1500㏄ 차량이 6.46~10%, 1500~2200㏄ 차량은 12.95~15.6%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인상조치는 전적으로 국내차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5% 증가했지만 국내 생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5%를 기록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동차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한 배경으로 최 무역관은 ‘소비에트식 경제 메커니즘’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 무역관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 우크라이나의 자동차 관세 인상조치는 수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5~2008년에는 관세가 평균 25% 이상이었으며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관세를 크게 인하했다가 2009년에 다시 일시적인 인상조치를 시행했다.

코트라는 지난 2009년 인상조치가 약 6개월 만에 폐지된 이유는 인상조치 이후 전체 신차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71%)했고 이와 더불어 국내차 생산성 또한 크게 감소(-84%)하는 등 경제적 효율성이 오히려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전체 신차 판매량과 생산량 감소에도 고급차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경험과 EU와의 관계가 이 조치로 크게 소원해질 것임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인상조치를 관철했다.

이 조치에 대해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아자로프(우크라이나 총리)와 아르부조프(제1 부총리)의 소비에트식 경제접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우크라이나 내부에도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무역관에 의하면 이번 인상조치는 사실상 2011년 6월 우크라이나 내부보안위원회에 의해 수입 승용차 실태조사 때부터 언급됐고 지난해 4월 28일 인상조치 예정일이 이미 결정된 바 있다.

당시 이 결정에 대해 크게 반발한 사람들은 자동차협회 부회장 알렉산드르 야누코비치와 경제개발부 전 장관이었던 포로쉔코였다.

현재 포로쉔코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자동차조립공장(Bogdan Motors)의 대표로 잘 알려졌는데, 이 조치는 Bogdan사의 영업이익 감소를 보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에도 이 조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최 무역관은 이번 관세 인상조치에 따른 수혜 기업도 분석했다.

이번 조치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회사는 Tariel Vasadze가 소유하고 있는 UkrAuto(ZAZ) 사일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ZAZ Lanos(구 대우차), Sens(구 대우차), Forza, Lacetti(쉐브로), Aveo(쉐브로), Evan(쉐브로), VAZ-21093/21099, Astra(Opel), Vectra(Opel), Corsa(Opel), 300C(크라이슬러), cee'd(기아), Sportage(기아) 등을 조립하고 있다.

이번에 관세가 인상된 자동차는 중소형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중소형 자동차 관세 인상 대신 중대형 차량의 소비세 인상조치가 적합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무역관은 “실제로 고급차량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고위층들이 선호하는 차량이 Merdedes S600, Porsche Cayenne이라는 점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세 인상조치로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될까.

최 무역관은 보호주의 정책이 첫 번째 희생자로 일반 서민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국내생산 중소형 자동차와 수입 중소형 자동차 질적 차이는 극명한데 국내산 차량 질적 향상이 소비대비 극적으로 이루어지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판매 관계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시장에서는 중소형 수입산 자동차 수요가 전체 모델의 50%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수요가 커서 이번 관세 인상조치에 따른 고민이 크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소비는 매우 비탄력적인데 이는 상품가격이 비싸고 생존형 품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수입차량 공급량이 감소한 만큼 국내차 소비가 단기 내 증가할 수는 없으며 중산층 소비는 급속도로 저하될 것이라는 게 자동차 판매 관계자의 의견이다.

수입자동차 파생산업의 연쇄적 붕괴와 실업률 급증도 우려되는 것 중이 하나이다.

현재 수입산 중소형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매우 큰 우크라이나는 비탄력적인 소비경향으로 수입자동차 관련사(딜러, 보험사, 은행 등)들의 연쇄적 붕괴와 이에 따른 실업률 급증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최 무역관은 지하경제와 소비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식적인 수입이 불가능하면 불법 통관사례가 증가한다는 사실은 매우 일반적으로 알려졌고 중소형차 관세 인상으로 고급차량 소비증가율 대비 중소형차량 소비증가율은 크게 저하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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