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유럽국가 독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근검절약’ ‘탄탄한 경제’ ‘신뢰’ 등일 것이다.

이러한 ‘신뢰형’ 국가 이미지를 이용한 악성 국제무역사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 코트라(KOTRA)가 주의를 당부했다.

송형주 코트라 함부르크 무역관은 10일, 이러한 무역사기의 4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사례 1. 거래조건으로 일정금액 선지불 요구]

지난 2012년 10월 무역사기에 대한 국내기업의 조사의뢰를 시작으로, 점차 같은 내용의 피해사례가 급증하면서 함부르크 무역관으로 지원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국내업체 N사는 작년 10월 인터넷 무역거래 사이트를 통해 독일업체와 거래(식품)를 추진하고 있었다.

독일 소재 타 경쟁업체보다 현저히 낮은 단가를 제시했으며 초기 교신(이메일·유선 통화)은 원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래조건으로 약 10만 유로를 선지불을 요청, 대금결제를 하루 남겨 두고 담당자는 함부르크 내 해당 업체의 소재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부르크 무역관 담당자는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 연락처로 수차례 유선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국내기업이 전달한 주소를 실사했으나 해당 업체가 입주해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약 50만 유로 이상의 피해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다.


[사례 2. 설탕과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독일 업체인데 은행계좌는 동유럽에 개설]

지난해 11월 국내업체 J사가 독일기업에 대한 실사확인 요청을 접수해 이 건을 조사하던 중, 그에 앞선 10월 N가 실사 요청한 독일업체와 동일한 홈페이지인 것을 확인했다.

국내기업 J사는 이미 독일업체와 거래하려다 30만 유로를 사기당한 경험이 있었던바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현지 무역관에 접촉했다.

접촉 당시 독일기업의 주장은 생산공장과 판매사무소는 독일에, 대금을 입금하는 계좌는 세금절약을 위해 동유럽권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함부르크 무역관의 확인 결과, 해당 독일기업은 존재하지 않는 회사로 밝혀졌다.


[사례 3: 구매계약 시 20% 선수금 요구]

국내기업 W사는 독일 소재의 H사와 냉동생선 구매계약을 체결하고자 했으나 총금액의 20%에 달하는 금액을 선수금으로 요구해 업체 신용도 파악을 위해 함부르크 무역관에 연락했다.

독일 소재 해당 업체는 국내업체에 제품사진과 함께 사업자 등록증과 수출 라이선스의 스캔본을 보내주었으나, 발행관청이 독일 내 존재하지 않는 관청이며 여러 가지 정황으로 함부르크 무역관은 이를 위조로 의심했다.

또한 이 업체의 홈페이지 내용이 앞선 N사와 J사가 접촉한 독일 소재 업체의 홈페이지 내용과 동일해 사기로 더욱 무게가 실렸다.


[사례 4: 인터넷 국제거래 알선사이트에 회사홍보대행 및 정보제공 사기]

지난달 국내의 W사는 독일 함부르크의 한 업체로부터 팩스로 적지 않은 금액이 담긴 청구서를 받은 뒤 근거 없는 청구서라 의심을 하고 함부르크 무역관에 문의해왔다.

함부르크 소재의 이 업체는 알리바바와 같은 국제거래 알선사이트에서 활동하며, 그들의 회사에 정보제공을 미끼로 많은 사용자를 가입시키고 있음. 가입회사를 홍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연간 약 1000유로가 넘는 금액을 청구했다.

문제는 조사를 의뢰한 국내기업은 해당 서비스를 신청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함부르크 내 해당 업체는 존재하지만 국제거래 알선사이트 내 정보 취득을 위해 사용자가 가입할 경우 자동적으로 계약이 되는 가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경우 이용약관을 자세히 읽어봐야만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사용자 대부분은 이를 무시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바로 가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지난 2009년에 설립된 해당 업체는 국내기업 W사와 같은 유사한 피해자를 수없이 만들어냈으나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거가 현재 없다.

이에 대비해 국제거래 알선사이트 내에서 정보 취득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할 경우 꼼꼼하게 이용약관을 따져 위와 같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코트라는 위의 네가지 사기사례는 모두 독일의 ‘신뢰형’ 이미지를 이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라는 “독일 내 가짜 주소를 내세워 독일에서 활동하는 인상을 주며 접근하지만 업주 이름이나 개설된 계좌는 모두 동유럽권의 언어”라며 “실제 무역관에서 해당 업체에 연락했을 당시(대부분 유선통화가 되지 않았으나, 간혹 통화에 성공한 경우) 담당자는 독일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이었다”고 말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코트라는 식품과 식품가공 관련 무역업을 하는 국내업체는 국제거래 알선사이트를 통해 계약 진행 시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독일 소재의 업체라고 소개돼 있을 경우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꼼꼼한 정보를 살펴봐야 하는데 독일의 상업 홈페이지에는 사업자등록번호(HRB)와 VAT 등록번호, 이용약관 및 거래 약관이 반드시 명시돼 있다.

코트라는 1차적으로 자체 조사를 위해 ‘www.hrb-handelsregister.de’을 통해 위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검색한 후 상호일치 확인을 권유했다.

위의 네가지 사례를 포함한 다양한 사례를 종합해 볼 때 무역사기 업체는 주로 사업자등록번호(HRB)에 등록된 상호와 불일치한 경우가 많고 주소와 우편번호가 불일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업자 등록번호 검색과 구글 검색을 통한 주소확인이 필수라는 것이다.

계약 전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는 것도 중요하다.

송형주 코트라 무역관은 “국내업체는 실사확인 등 현지 무역관의 지원이 필요하면 해당 무역관에 지원 요청을 주저 말고 하기 바란다”며 “이로써 국내업체들이 수출입 시 피해를 보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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