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도남선 기자 = EU는 복제품에 대한 관리규정을 강화하기로 하고 지난 1월 EU 집행위 역내시장 정책위원회에서 상표권 보호법 개정을 결정한 데 이어 25일 초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도 EU의 상표권 보호법 개정에 따라 향후 EU 무역 거래나 전시회 참여 시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29일 코트라(KOTRA) 박소영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에 따르면 이번 EU 상표권 보호법 개정안 초안 발표는 EU 산업계의 특허·상표권 침해 피해규모가 2500억 유로에 이르는 것이 배경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 전시회가 개최되는 독일에서는 복제품에 대한 관리가 비교적 엄중하게 이뤄지지만 피해사례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12일에서 16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목욕용품 전시회 ISH에서는 총 1057개의 복제품이 적발돼 독일 메세 근무 세관원에 압수·폐기처리된 바 있다.

전시품 외에도 카탈로그와 디지털자료 등도 포함됐다.

이 전시회에 참가한 고품질 수도꼭지제품 시장의 선도기업 도른브라흐트(Dornbracht)는 수년 전부터 자사 제품의 복제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가고 있으며 전시회 참가 시 세관 심사를 이러한 불법 복제품 대응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CEO 도른브라흐트(Andreas Dornbracht)는 “이번 ISH 전시회에서 35개의 복제품을 적발했다”며 “시장 내 복제품이 없으면 생산부문에서 약 100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른브라흐트는 “연간 특허 및 상표권 보호 등에 약 10만 유로를 투자하고, 아울러 불법 복제품에 한 법적 조치를 위해서도 약 10만 유로를 투자한다”고 말했다.

ISH 전시회 도른브라흐트 불법 복제품 적발 전경. (KOTRA 제공)

EU 집행위가 추산한 바로는 특허 및 상표권 침해로 EU 산업계의 피해규모는 2500억 유로에 이르며 독일도 특히 글로벌 영업활동을 하는 중견기업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프론티어 이코노믹스(Frontier Economics) 컨설팅은 제품 복제 내지 모사품에 대한 대응이 더욱 강화되지 않을 경우 EU 내 800억 유로에 이르는 추가 매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EU는 이와 같이 수년 전부터 문제시되는 복제품에 대한 관리규정을 강화하기로 하고, 지난 1월 EU 집행위 역내시장 정책위원회에서 상표권 보호법 개정을 결정한 데 이어 25일 그 초안을 발표했다.

2014년 1월 발효 예정인 상표권 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은 세관의 복제품 적발 업무의 신속화와 효율화다.

이를 위해 EU는 향후 세관의 권한을 강화해 작은 물품은 별도의 관료적인 절차 없이 폐기처분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박 무역관에 따르면 EU국을 거쳐 비 EU국으로 운송되는 중개무역 제품은 별도관리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러한 물품이 EU산으로 둔갑하거나 EU 시장에 배포되는 등 중개무역이 악용되는 경우도 빈번해 향후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복제품의 인터넷 광고 관련 처벌 대상 역시 불분명한 상황이나 기존 판례 시 구체적인 법조문 규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법조문 작성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EU 집행위의 상표권 보호법 관련 초안이 발표된 가운데 향후 중개무역이나 인터넷 광고분야 제재는 추가 논의가 불가피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를 통한 지재권 보호 및 수입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소영 무역관은 “한국 기업도 EU의 상표권 보호법 개정에 따라 향후 EU 무역 거래나 전시회 참여 시 예기치 않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특허나 상표권을 비롯한 지재권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무역관은 “아울러 이러한 규정 강화로 한국기업 역시 경쟁사 내지 경쟁국의 상표권 및 특허침해에 대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을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남선 NSP통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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