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천숙 기자 = “내 인생에서 커다란 폭풍이 지나간 느낌이었어요”.

인천에서 평범한 건설현장 근로자로 일을 하던 김기훈(30대 초반, 가명)씨는 아직도 지난달 있었던 일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인생에서 한번 올까 말까하는 우연치고는 너무나 큰 행운이었지만, ‘설마’하던 마음에 수백억원 로또 당첨금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한 로또복권 전문업체(lottorich.co.kr)를 통해 매주 수요일 로또 추천번호를 받아왔던 김 씨는 나눔로또 534회 추첨(2013년 2월 23일)결과를 듣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수요일날 받은 추천번호와 당첨번호 6개 '10, 24, 26, 29, 37, 38'이 정확히 일치했다. 로또복권을 사기위해 휴대폰으로 받은 번호로 마킹까지 해놓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구매하지 못해 1등의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이 회차 추첨에서 나온 1등 당첨금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1등 당첨금142,1576,3250원. 대박이었다. 김 씨가 받은 심적 고통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을 후기와 인터뷰를 통해 전해 들은 많은 로또 마니아들은 이해할 수 없는 김 씨의 행동에 대해 많은 의문부호를 찍었다. 로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개월도 안됐을 뿐 아니라, 2월에 4등번호를 두 번이나 받아 구매를 안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사실 이런 경우도 매우 드물다). 그리고, 마킹까지 해놓고 근처에 로또 복권방이 멀어서 안 샀다는 걸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과연, 김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김 씨는 로또 추첨과 인터뷰까지 끝난 1주일 뒤, 해당업체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시 한번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김 씨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집 근처에 가까운 로또 복권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멀리 있다고만 생각하고 귀찮아서 구매를 미뤄서 굴러들어온 복을 놓쳤는데 너무 내가 바보였다”며 뒤늦은 한탄을 했다.

이어 김 씨는 로또를 진짜 사지 않는 이유도 밝혔다. 그는 “토요일에 형이 차를 가져와 같이 로또를 구매하러 가자고 했다. 차로 5분 내로 갔다 올 수 있는 거리를 안간 건, 사실 귀찮아서라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며 “이전 회차에서도 당첨 성적이 좋아, ‘설마 2주 연속으로 상위 당첨이 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김 씨는 당첨번호를 받고 마킹 용지도 직접 표기했고, 인천에서 서울까지 형과 함께 가서 인터뷰 한 것도 맞는데, 많은 분들이 믿지 않아 당황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제 입장이 돼 봐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10여일이 지난 김씨는 감정이 많이 가라앉고 평정심을 되찾아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장춘몽과 같은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른 김 씨. 그는 그는 이번과 같은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매주 로또복권를 빠짐없이 구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 로또복권 전문업체(lottorich.co.kr)는 142억원의 당첨금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김 씨에게 특별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박천숙 NSP통신 기자, icheonsu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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