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25년째 공간정보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가 ‘모두의 지도’ 베타 서비스 론칭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지도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나선다.

공간정보 시스템(GIS) 분야 1세대인 김 대표는 전문가들만이 활용하던 지도 제작 소프트웨어 기반에서 탈피해 전문교육을 받지 않은 일반인들도 사용자 친화적인 템플릿을 활용해 손쉽게 본인만의 지도를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꿈이다.

김 대표는 1998년 세계 최초로 웹 3D GIS 개발에 성공해 GIS 업계에 화제를 모은 인물. 하지만 2008년 경쟁사의 음해로 ‘지도의 사찰(절) 정보 누락’ 사실이 정치 문제로 번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업과 수년간 ‘GIS 기술 무단 도용 소송’을 진행하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공간정보를 다룰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매진해왔다.

김인현 대표 (한국공간정보통신 제공)

김 대표는 “주소 데이터를 엑셀이나 텍스트로 올리면 자동으로 좌표를 생성해 홈페이지, 전화하기, 네트워크 분석, 지자체별 데이터 등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는 ‘모두의 지도’를 사용하면 초보자도 손쉽게 공간정보를 활용해 업무나 개인 정보 저장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지도를 가진 자가 지도자’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공간정보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토털 서비스에서 SaaS는 무슨 의미인가.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사용자가 웹을 통해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와 이를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를 아울러 지칭하는 용어다. SaaS를 통해 사용자 입장에서 서비스 및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되고 사용량에 따라 혹은 구독제로 사용요금이 부과되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유수의 IT 기업이 SaaS 형식으로 서비스를 전환해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IT 분야를 가리지 않고 SaaS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지만 공간정보 분야, 특히 누구나 쉽게 공간정보를 다룰 수 있는 서비스는 없었다. 스마트폰 앱과 과금 체계까지 모두 적용해 토탈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모두의 지도’가 최초다.

-모두의 지도는 어떻게 활용되나.
모두의 지도는 주소 칼럼을 포함하는 엑셀, CSV 형식 파일을 서비스 웹상에 드래그 앤 드롭 함으로써 누구나 손쉽게 지도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공개 지도와 비공개 지도로 구분해 다수의 사용자가 하나의 지도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체 개발한 주소 정제 및 지오코딩 솔루션을 도입해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GIS 분야 전문 역량을 활용해 이동 거리 분석, 공간 통계 등 다양한 추가 분석 서비스를 추가 제공한다.

따라서 모두의 지도를 활용해 사용자 참여형 지도를 만들거나 시설물 관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3차원 공간정보를 쉽게 가공 할 수 있어 브이월드나 구글어스, 자사의 인트라맵 3D GIS와 연계해 사용자가 직접 만든 다양한 공간정보 콘텐츠를 업로드 함으로써 자신만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축 할 수도 있다.

-모두의 지도를 활용한 사례가 있는지.
올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울 일부 지역에 대선 후보 홍보 현수막 현황을 지도화해 공개, 각 후보 특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적 분포 확인이 용이하고 후보별 홍보 문구 내용 확인이 가능해 추후 유동 인구 등 공공 데이터와 결합 할 경우 각 지자체의 국가 전략 수립과 기업의 영업전략 기획 등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지난 3월 4~5일 양일간 이뤄진 사전투표를 위해 사전투표소를 지도에 매핑 해 공개하기도 했고,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선별진료소를 매핑 하는 등에도 활용됐다.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되나.
올해 글로벌 디지털 지도 시장은 약 32억6700만 달러(약 4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응용시장은 그보다 100배 이상으로 추정한다. 국내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요즘 배달의 민족, 요기요, 직방 등의 다양한 플랫폼이 지도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공간정보는 지리·역사 교육은 물론, 등산·골프 등의 스포츠 분야와 거래처 관리를 통한 영업 측면,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커뮤니티 매핑 등으로 무궁무진하게 확장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공간정보통신의 매출은 10억원이 조금 안 되고, 영업이익은 매출의 20% 정도다.

-기업회생에서 살아 나오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데.
회사가 가장 성장을 하던 시기였다.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뒀고, 각종 사업에 국산 GIS를 도입하게 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장성을 눈여겨 본 협력 대기업과 그들과 결탁을 한 일부 직원의 일탈로 인해 소스코드와 고객을 빼앗겼다. 대량 사직으로 인한 퇴직급 지급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고 은행들의 자금 회수로 인해 기업 경영이 어려워졌다. 2~3년간 자구 노력을 했으나 부득이 회생절차를 진행 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회생은 2013년 1년 만에 마무리했다. 저서인 ‘공간정보이야기’가 세종우수교양문고에 이름을 올리며 우리 기술의 가능성을 본 서울대학교가 산학협력을 제안해 다시 창업한다는 마음으로 서울대 캠퍼스에 입주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서비스가 이용자의 상상과 기획에 따라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만큼, 사용자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함께 발전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베타 서비스 기간을 거쳐 정식 론칭을 한 후에는 무료 이용 이벤트 운영을 통해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 이용 혜택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나아가 공공·기업 등 대규모 이용자에 대해서는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GIS와 지도를 풀 패키지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손으로 꼽을 정도지만 우리는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다고 내비친다. 코로나19 이후로 업무 효율화가 많이 이뤄졌단다.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진 않았지만,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지혜가 생긴 만큼 이 기조를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한국공간정보통신은 해외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 글로벌 기업의 핵심 플랫폼에 회사의 제품을 수출한 경험이 있다. 신제품을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소비자용 SaaS GIS인 ‘모두의 지도’ 출시와 코로나 확진자 동선 지도 제공 등으로 공익적인 일도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김 대표의 말에서 오히려 ‘고진감내’라는 인생 철학에 대해 공감한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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