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정태 기자 = 2012년 4분기 전세계 PC출하량이 감소했다. 이는 태블릿이 PC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신규 PC구매 예정자들도 PC보다 태블릿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4분기의 전세계 PC 출하량은 9030여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PC 업계의 실적 부진이 단순한 경기 불황 이상의 문제를 내포한다고 지적했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미카코 기타가와(Mikako Kitagawa)는 “태블릿이 PC 시장의 지각을 완전히 변동시키고 있다”면서 “태블릿이 PC 판매를 잠식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PC 사용자들이 오래된 PC를 교체하는 대신 태블릿을 구입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12년에 우수한 품질의 태블릿이 저가로 출시면서 이러한 변화가 촉발됐고, 기존의 PC 저변이 점점 축소돼 태블릿이 일차적인 소비 대상이 될 때까지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며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주로 낮은 사양의 PC들이 퇴출될 것이고 사용자들은 단순한 소비용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과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PC를 새로 구입할 것이므로 PC의 평균판매가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영향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서 신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홀리데이시즌(holiday season) 동안 소비자들은 PC를 더 이상 최고의 선물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예년보다 더 많은 초저가형 노트북이 홀리데이시즌 동안 특가 상품으로 등장했지만 동기간의 PC 판매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 출시도 작년 4분기 PC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PC 판매업체에서 출시한 윈도우8 탑재 PC 제품들은 외관이 밋밋하고 터치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신제품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어 기존 고객기반 내에서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HP는 2012년 4분기의 전세계 PC 출하량에서 1위를 탈환했으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HP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이윤을 일부 포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P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8 출시에 맞춘 대대적인 특가 판매와 일부 지역에서 홀리데이시즌 동안의 판매에서 성공을 거뒀다.
동기간 레노버는 2위의 자리로 밀려났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5대 주요 PC 벤더 중 가장 큰 폭의 성장률(8.2%)을 기록했다.

레노버의 성장률은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및 아시아 태평양지역보다 높았지만, 남미와 일본의 업계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북미 지역에서 레노버는 리테일 시장을 확대하고 전문가용 PC 시장을 보호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역별 시장 PC 출하량은 2012년 4분기 동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출하된 PC의 수는 총 2990여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벤더들은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계속해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PC를 업그레이드하도록 설득하거나, 새로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강력한 PC제품을 판매하고자 했다.

그러나 새로 출시된 윈도우8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그나마 주로 고성능 제품에만 탑재되어 있어서 대량 판매용 PC의 가격보다 훨씬 비싼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경우 2012년 4분기 동안 총 1750만 대의 PC가 출하됐다. 이는 동기대비 2.1% 하락한 수준이다. 엄격한 재고 관리와 윈도우8 출시에 대비한 결과 대부분의 PC업체는 윈도우8을 탑재한 PC를 소매 상점에 출하할 수 있었다.

그러나 PC 판매는 미진했고, 이에 따라 소비 시장의 판매 업체들은 재고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갖게 됐다.

2012년 4분기 동안 EMEA 지역의 PC 출하량은 총 2810여만대로 전년 대비 9.6% 하락했다.

서유럽은 여전히 EMEA 중 PC 판매가 부진한 지역으로 나타난 반면, 중유럽, 동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은 전 분기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가트너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이자벨 뒤랑(Isabelle Durand)은 “2012년 4분기에 모바일 PC 출하량은 11% 하락했고, 데스크톱 PC는 전년 대비 6% 감소했지만 에이수스, 레노버, HP에서 선보인 올인원 PC 제품들의 경우 향후 전망이 밝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2012년 한 해 동안 PC 출하량은 3억5270만 대로 2011년에 비해 3.5% 감소했다. HP는 전세계 PC 시장의 16%를 점유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14.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레노버가 업계 2위로 그 뒤를 이었다. 에이수스는17.1% 증가된 출하량을 기록하며 5대 주요 PC 기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김정태 NSP통신 기자, ihunter@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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