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22년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금융위원회)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멀리 있던 회색코뿔소가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금융권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색코뿔소는 잠재 위험을 비유하는 말이다.

13일 고 위원장은 올해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화긴축이 본격화됨에 따른 리스크 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쟁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2022년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해’로서 새 균형 모색과정에서 그동안 잠재됐던 리스크들이 드러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가상자산, 초대형성장주 등 레버리지 비율이 높고 유동성이 급증한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정상화에 따른 리스크 파급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긴축에 따라 동남아권에서도 물가급증 스트레스 증대, 경제 활동 봉쇄 장기화 및 중산층 소득 감소 등으로 사회 불안이 증가할 우려가 세계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미연준의 금리인상 시사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수익률은 적정 수준보다 낮아 실질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장기적으로 실질 GDP 성장률과 유사하게 유지되는 실질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경제주체들이 경기위축을 예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미국의 경우 자산가격의 급락으로 인한 경기 침체 악순환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도 지난해 4월부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로 지속되고 있어 향후 침체로 인한 시장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호 칼럼니스트는 “금리상승시 우려되는 가계부채 부실과 부동안 거품 붕괴에 사전적으로 충분히 대비해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며 “연착륙에 실패해 가계대출 부실이 현실화되고 자산가격이 폭락하는 경우 일본과 같은 장기 침체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 제고 노력이 주요국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균형감을 잃고 낙관적 미래 전망에 편향되거나 평년과 다른 상황임에도 표면적인 지표에 의존해 잠재리스크를 과소평가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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