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1국장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조성목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저축은행검사 국장은 제도권 금융권과 거리가 먼 사채 빛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빛 청산 해법 가이드 ‘머니힐링’을 출간하면서 사채는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NSP통신은 ▲사채는 난치병 이다 ▲사채의 유래와 특징 ▲고리사채피해 유형별 대처방안 ▲뿌리 깊은 고리사채와의 전쟁 ▲사채의 덫에 걸리는 이유와 그 메커니즘 ▲지혜로운 신용관리 ▲고리사채피해 예방법 ▲고리사채 덫에서 탈출하기 등을 통해 서민금융 전문가인 조 국장이 직접 설명하는 사채 빛에 대한 해법을 총 8회에 걸처 기술한다.

◆‘머니힐링’ 출간 이유는

지난 9월 9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OECD헬스데이터2012’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십만 명당 33.5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1위로 조사됐다.

그리고 이는 2009년 기준 28.4명보다 5.1명 늘어난 수치로 OECD 평균 12.9명에 비해 2.6배에 달하는 수치로 단순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 하루 평균 자살인구는 43명이다.

왜 ! 그럴까 ?

나는 자살의 근원적인 이유를 ‘사회통합의 정도’라고 말하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켐의 주장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왜냐하면 악덕 사채업자에게 쫒기다 보면 자살 할 수밖에 없는 우리시대 서민들의 참담한 현실을 조금은 이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친한 친구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사채업자에 쫓기게 되면 과연 종전과 같이 자주 연락하며 도와주려고 할까? 그렇지 않다.

아마 상당수의 친구는 친구가 자신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사채업자가 자신을 괴롭힐지 몰라 외면하게 된다.

그래서 사채를 쓴 사람은 주변사람에게 솔직하게 털어 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채무는 눈 더미처럼 불어나게 되고 결국 자살하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한다.

나는 10년 이상 서민금융 업무를 담당하면서 고리사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수없이 만나 왔다.

그리고 그 때마다 안타까움과 고민 속에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고 결론은, 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에 대한 사후적인 구제 뿐 아니라 사채의 위험성과 신용관리방법 등에 대한 적극적인 계도를 통한 피해 예방이 더욱 긴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라서 이것이 대부업법 제정 10년을 맞아 다시금 서민금융에 대한 책, ‘머니힐링’을 출간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다.

◆사채는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

정부는 사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부 사채업체를 현재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 양성화시켰다.

그리고 불법 사채업체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단속도 수차례 실시했다. 그렇다고 사채피해가 줄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사채의 역사는 유구하며 동시에 매우 비제도적이다. 추정컨대, 인류 역사에 ‘거래’의 개념이 등장한 것과 동시에 생겨나서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사채는 처음부터 법의 통제를 받지 않았고, 따라서 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대부 업을 영위하는 제도권 금융과는 달리 정부 규제에 대한 ‘빚’도 없었다.

또한 사채의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제도권 금융의 수혜를 받을 수 없어 사채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채 수요자는 평범한 우리의 서민들이고 이것이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도 사채가 금세 사라질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사채는 난치병과 같다. 이것은 치유가 되면 평범한 질병에 불과하지만, 치유되지 않을 경우에는 불치병이 되어 생명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사채 문제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채와 암은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가 관건

통상 위험도가 높은 암과 같은 질병은 조기 발견과 이에 따른 적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최초 발병 부위로부터 여타 장기로 무서운 속도로 전이되어 손을 쓰기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고 사채의 문제도 그렇다.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개인이나 가계라면, 평소 본인의 재무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불필요한 지출이 가계에 부담을 주거나 과도한 채무를 현재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때에는 과감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도움 받기를 두려워해 ‘빚 돌려막기’와 ‘사채’ 등 임시변통에 의존할 경우에는 사소한 혹인 선종도 언제든지 치료 불가능한 암으로 변할 수 있듯 사채도 이와 같다.

암 치료에 있어 하나의 항암제는 그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또 다른 변종의 암세포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암을 치료함에 있어 질병의 진화에 대응한 효과적인 치료제를 기민하고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이 질병을 결코 만만하게 보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소한 감기가 폐렴이 되고, 폐렴에 걸린 환자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리사채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 ‘쩐의 전쟁’ 영화 ‘화차’ ‘피에타’ 등은 대체로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사채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 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 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이윤추구에 열을 올린 일부 사채업자들이 병상에 누운 환자에게 또 다른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고, 상황은 치유할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은 ‘머니힐링’이 매우 절실하다.

‘머니힐링’은 사채에 대한 힐링의 작은 첫 걸음이다.

그리고 사채 이용자 스스로 본인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되고 주변에 손을 내밀 수 있다면, 이 첫 걸음은 매우 성공적이다.

또한 정부가 이렇게 손을 내민 우리 서민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줄 수 있고, 사채 문제를 보다 경제학적이고 시스템적으로 바라보며 정책을 수립한다면 그것은 큰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 국장이 사채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출간한 ‘머니힐링’의 인세 전액은 백혈병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부되며 조 국장은 이와 관련해 “공직자로서 당연한 일이지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며 머쓱해 했다.(다음 회에 계속…)

NSP통신에 칼럼을 기고한 조성목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장은 충남부여 출생으로 강경상고,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졸업, 고려대학교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세계경제최고전략과 과정 수료하고 한국은행, (구)은행감독원, (구)신용관리기금, (구)상호신용금고, 금융감독원 서민금융 지원실장 등을 거처 현재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검사1국장으로 저축은행 검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본 기고/칼럼은 뉴스통신사 NSP통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며 모든 책임은 정보 제공자에게 있습니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저작권자ⓒ 국내유일의 경제중심 종합뉴스통신사 NSP통신.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