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정섭 기자 = 대학교들이 교원 채용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 8월이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 저출산과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재정 악화로 대학들이 우수 교원 확보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수 대학이 채용 과정에서 출신학교나 출신지를 두고 선별적 채용을 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채용 시장은 말 그대로 얼음판이다.

▲서울과기대 전경 (서울과기대 제공)

학생들이 줄면 대학도 신규 채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5월 교육부가 내놓은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에 따르면 지역별 대학의 충원율은 수도권 94.7%, 비수도권 89.2%에 불과했다. 전체 대학이 모집하는 인원은 47만 명에 달하는데 미충원 인원이 약 10%에 달하는 4만 명에 이른다.

여기에 대학 살생부로 불리는 기본역량진단까지 발표되면서 대학가에 신규 교원 채용 기조는 얼어붙어 버렸다. 일부 대학은 정부의 역량평가가 미칠 신입생 모집 불확실성에 교원 채용을 미루는 모습까지 보인다.

대학들의 교원 채용 한파 속 대학들의 교원 숫자는 얼마나 될까. 대학 알리미 등을 통해 국내 약 220여 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총원 기준 평균 약 26명에 달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줄어드는 학령인구로 교원 채용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학 재정의 악화로 국내 대학들의 교원 채용 수요도 감소 추세에 있다.

(서울과기대 제공)

게다가 최근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교원 채용과 관련해 특정 출신학교 밀어주기, 종교 편향 등의 악성 이슈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은 교원 채용시장이 얼마나 위축됐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립대학들의 채용이 위축되면서 국립대학교로 눈길을 쏟는 인재들이 늘었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 대학 중 서울대학교를 제외한 국립대학교의 교원 채용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국공립대의 하반기 채용시장이 열려 있다. 실제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는 교원 수 1명 대비 학생 정원수가 각각 28.05명, 24.87명, 40.76명으로 아직은 교원 채용에 대한 여력이 있었다.

특히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지난 2010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2012년 일반대학교로의 전환을 거치며 가파르게 성장해 우수 인재 확보를 노리고 있는 주요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채용 여력도 가장 컸다.

올 하반기 서울과기대는 약 20여 명의 신임 교원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과기대는 지난 3월 영국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2021 QS 세계대학평가 학문분야별 순위’에서 석유공학분야 국내 1위, 아시아 23위, 세계 51-100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해당분야 세계 100위권 내 진입한 국내 대학은 서울과기대가 유일했다.

서울지역 대학 전임교원 연구실적 순위에서도 국립대 중 유일하게 10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우수인재 충원에 대한 연구경쟁력 제고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존 교원들의 대량 퇴직과 함께 신설 첨단학과에서 발생하는 수요에 따른 것으로 얼어붙은 채용 시장에 어느 정도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서울시립대학교도 올 하반기 7개 분야에서 7명의 교원을 채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 대학 채용 관계자는 "최근 일부 사립대학에서 채용과 관련해 악성 이슈가 터진데다 정부의 기본역량진단까지 겹치면서 채용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만큼 올 하반기는 국·공립대학을 중심으로 한 채용시장이 활발해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NSP통신 박정섭 기자 des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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