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2016년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탄도탄 요격체계) 배치 논란이 불거져 한-중 관계는 심하게 얼어붙었었다. 실제로 중국은 한한령(限韩令, 한류 금지령)을 비롯해 한국 제품 불매운동, 관광 금지, 관세 조치 등 제재에 나서 한국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이때 한국 경제인은 물론 중국인(조선족 포함)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가까운 이웃국가로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21년 6월 기준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은 63만9575명으로 비중(81.2%)이 가장 컸다. 그중 47만2514명이 조선족이다.

하지만 사드 사태로부터 5년이 지난 2021년 현재, 양국 관계가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갈 길은 멀다. 이에 정부 눈치만 보며 발만 동동 구르는 한중 경제인들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선 이가 있다.

이선호 회장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 제공)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이하 한중교류협회)'와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이하 KDG)'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이선호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회장은 중국에서 나고 자랐으나 조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와 다양한 현지 경험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중 기업교류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한중실크로드국제교류협회'와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는 어떤 단체인가
먼저 한중교류협회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新 실크로드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연계하여 양국 간 선린우호 관계 발전과 경제·무역·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2017년 설립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협회는 지금까지 축적된 한-중 인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 선린우호와 공동 발전의 미래를 실현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중교류협회는 2018년 제1회"일대일로 한‧중 기업인 고위급 포럼"을 개최했고, 2019년에는 '실크로드 국제합작 서울 포럼'과 '한-중 기업인 교류의 밤 행사' 등 정기적인 한중 기업 간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를 위해 노력해왔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또 KDG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재한동포경제인들이 뜻을 모아 올해 6월 설립됐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정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한번만 제대로 신뢰를 쌓아두면 장기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부 간 외교활동과 별개로 민간 차원에서의 경제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 목표는 한‧중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민간 경제·외교 영역에서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ICT등 첨단 기술 기업들을 포함해 1000여 개의 기업회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 현재 한중 기업교류를 원하는 회원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 한파로 인해 코스닥 상장 중소기업 10곳 중 2곳은 대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수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그 활로를 뚫기란 쉽지 않다.

첫째로 중국 내 한국제품 인지도가 낮다. 우리 회원들이 중국기업에 한국제품을 소개할 때면 홍보 부족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 이에 KDG는 중국 '왕홍(網紅·유명 크리에이터)' 혹은 연합회가 자체 육성한 왕홍을 활용하여 한국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중국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둘째로 왕홍을 통해 제품 주문이 갑자기 밀려들어오면 한국기업의 생산력 부족으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어려울 때가 있다. 왕홍의 라이브 방송은 짧은 시간 안에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품이 마음에 들면 선투자를 망설이지 않는 중국계 ‘큰손’ 자금 유치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항구가 막히면서 이에 따른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물류 이동량이 많은 항구의 업무가 일부라도 마비되면 수출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 관련 정부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만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적 위기, 그 돌파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는 사회, 경제, 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범세계적 위기 속에서 SNS 플랫폼을 활용한 경제활동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타오바오, 도우인(틱톡), 콰이쇼우 등 플랫폼에서 왕홍(網紅•중국 온라인 인플루언서)을 통한 마케팅 판매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왕홍 수는 이미 2100만명을 넘어섰고, 이들을 관리하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수도 6500개가 넘었다.

2020년 100억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중국의 왕훙 경제 규모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듯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경제인들은 미디어와 유통이 결합된 온라인 실시간 방송 판매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재한동포경제인연합회는 회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한-중 관계는 수교 30주년인 2022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특히 양국 관계의 미래는 한국과 중국 청년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작년 말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지로 흩어진 한국인 유학생은 총 19만4916명, 그중 중국으로 떠난 유학생은 4만7146명(24.2%)이다. 또 중국에서 한국으로 공부하러 온 중국인 유학생 수는 6만7030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15만3695명) 중 43.6%를 차지하는 등 양국 간 유학생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이에 KDG는 중국어에 강점이 있는 한국 청년들을 우수한 왕홍으로 육성해 중국 무대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한국 왕홍들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더 나아가 전세계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KDG 산하 AIS(아시아왕홍연맹), 天宇国际物流(천우국제물류), D20 Group(MCN‧대표 김태희) 등 협력단체와 그 외 국내에서 활동하는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물류, SNS 플랫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KDG는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SNS 플랫폼과 왕훙을 활용한 대한민국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와 대한민국 지역경제 발전 그리고 한‧중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또한 한-중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여 한국상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되도록 노력하겠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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