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기존 석유화학 산업을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필두로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조성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SK종합화학은 유통업계, 캠핑업계 등과 협력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개발하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흔히 논밭의 마시멜로(Marshmallow), 또는 공룡알이라고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Silage)’는 재배 및 수확을 마친 작물의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작물을 흰색 비닐(곤포)로 여러 겹 감아 포장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곤포 사일리지’에 사용되는 비닐은 접착력이 강한 특성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워 사용 후 농가에 그대로 방치되거나, 논 또는 밭에서 자체 소각돼 화재 발생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이렇게 버려지는 사일리지용 폐비닐(이하, 폐사일리지)은 국내에서만 연간 약 1천 2백 톤 규모에 달하여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종합화학의 협력사인 ‘동민산업’은 논과 밭에 버려지는 폐사일리지의 약 50%를 수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이 중 일부를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SK종합화학은 폐사일리지와 신재(Virgin plastic)(1)를 혼합해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만들어낸다. 폐사일리지가 작은 알갱이 형태의 사일리지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펠레타이징(Pelletizing)(2)’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서 특유의 냄새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없애는 것이 폐사일리지 업사이클 기술의 핵심이다. SK종학화학은 고유의 기술로 냄새를 제거해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원단은 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을 담는 포대를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 넥슬렌은 SK종합화학이 2010년 말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생산 등의 전 제품 생산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소재로, 주로 섬유, 페트병 등의 제품 생산과정에 사용된다.

이 업사이클 포대는 기존의 포대가 100% 저밀도 폴리에틸렌인 m-LLDPE(3)으로만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m-LLDPE 65%와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 35%를 혼합해 기존 보다 약 25%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SK종합화학은 “사일리지 업사이클링 원단은 표면이 코팅돼 있어 내구성과 탄성 복원 능력이 뛰어나며, 이 원단으로 제작한 완제품은 반복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넥슬렌 외에도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화학 소재인 ‘SK폴리머’의 해외 수출용 포장재를 만드는데 사일리지 업사이클 원단을 적용한다. 또한, SK종합화학은 이 원단을 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 한국도로공사 등의 협의체가 올 여름 199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시행하는 ‘휴(休)-사이클’ 캠페인의 경품을 제작하는 데 적용한다. SK이노베이션이 육성하는 친환경 사회적기업 ‘우시산, 라잇루트, 몽세누’도 이 원단을 사용한 친환경 업사이클 제품을 개발 중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 5월 매일유업, 테트라팩코리아, 주신통상과 국내최초로 멸균팩에서 플라스틱·알루미늄 복합소재(이하 복합소재)를 뽑아내 재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그동안 멸균팩은 종이와 복합소재로 구성돼 있어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각각의 소재를 분리해 재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폐멸균팩에서 분리된 종이 소재는 키친타월, 핸드타월 등으로 재활용됐지만 복합소재는 전량 소각/매립돼 왔다.

업무협약에 따라 ▲매일유업은 멸균팩 수거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복합소재로 만든 식음료 운반용 상자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테트라팩코리아는 멸균팩의 선별/분리 재활용 설비를 지원하고, ▲주신통상은 폐멸균팩에서 추출한 종이 재활용 및 부산물인 복합소재를 모아 SK종합화학에 공급한다. ▲SK종합화학은 공급받은 복합소재를 물류용 파렛트(Pallet), 식음료 운반 상자 등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연간 3천 톤 규모의 복합소재가 재활용되고, 연간 1만 9천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나무 25만 그루를 심어 나타나는 효과와 맞먹는다.

현재 SK종합화학은 멸균팩을 재활용해 물류용 파렛트, 옷걸이 등을 제작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향후 SK종합화학은 멸균팩의 구성 성분 중 재활용이 어려운 폴리알루미늄(PolyAl)을 활용해 제작한 옷걸이를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에 납품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이 등산/캠핑 전문 브랜드인 ‘미니멀웍스’와 버려진 플라스틱을 업사이클 폴딩박스로 재탄생시켰다.

SK종합화학은 기존 플라스틱과 동일한 물성을 지닌 재사용 폴리프로필렌 (Recycled Polypropylene, 이하 R-PP)을 개발해 미니멀웍스의 업사이클 제품인 ‘폴딩박스 에코’에 적용했다.

보통 음식물 포장재 등으로 사용하는 폴리프로필렌은 다른 플라스틱 소재와 비교해 재활용률이 떨어지고, 재활용을 하더라도 강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떨어져 저부가가치 용도로만 한정적으로 사용해왔다.

게다가 캠핑용품인 폴딩박스는 접고 펼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조립이 필요한 폴딩박스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강도가 약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해 만들기는 어려웠다.

SK종합화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포뮬레이션(formulation) 기술을 적용해 강도 등 물성이 기존 플라스틱 만큼이나 우수한 R-PP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폴딩박스 제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SK종합화학은 “R-PP는 강도 등 물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기존 플라스틱 소재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80%까지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인 소재”라고 설명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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