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흔히들 인공지능(AI)하면 기존 컴퓨팅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에 A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전산환경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개선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데이터베이스는 대부분 정형의 거래데이터 처리와 이에 대한 분석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진전과 함께 더 이상 데이터는 한정된 영역에 놓일 수 없게 됐다.
데이터베이스는 데이터파일을 확장한 것으로서 그 발전과정을 3차례의 데이터베이스 혁명으로 요약해 볼 수 있겠다. 컴퓨터가 사용되면서 여러 저장기술이 출현했다. 1951년의 자기테이프로부터 시작해서 하드디스크와 이를 활용하기 위한 (B-Tree구조 등의) 저장시스템과 처리엔진이 1960년대를 거치면서 발전했다.
1차 혁명은 데이터와 프로세스(프로그램)을 분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즉, 응용프로그램으로부터 데이터(베이스)의 처리 로직을 분리하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네트워크 모델과 계층 모델이 서로 경쟁하였는데 이들 모두 당대에는 획기적 기술이었으나 모두가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제한된 역사적 의미만을 간직한다고 할 수 있다.
2차혁명은 그 핵심이 관계형 이론이었고 이는 에드가 코드의 1970년 논문에서 비롯하였다. 튜플과 관계를 중심으로 관계형 로직에 근거한 SQL 연산이 가능해졌는데 ‘시스템 R’을 시작으로 많은 제품이 제시되었다. 결국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가 상업적으로는 거의 독식하게 되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의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에서 중심 역할을 담당하였다.
3차 혁명의 1970~1980년대 시장은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평온하였다. OODB (Object-oriented DBMS)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관계형 기술 내에서 성능을 중심으로 경쟁할 뿐이었다. 그러나 1995년 인터넷이 상용화되면서 웹 규모의 대량 데이터 처리 요구가 본격화되었는데 구글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2003년~2005년 사이에 자신들의 검색엔진 개발을 위해 GFS(Google Filesystem)와 맵리듀스(MapReduce)가 개발됐고, 2005년에는 빅테이블(BigTable)이 탄생하였다. 사실 이들 기술은 소프트웨어에 국한되지 않고 하드웨어(Google Modular Data Center)와 같이 이용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모두가 자체 이용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술과시 목적의 개발노트가 인터넷에 공표되자 이에 자극받은 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개발 촉진되는 결과를 낳았다.
구글 밖에서의 움직임은 구글의 빅데이터 기술에 자극을 받아 출시된 대표적인 것이 하둡이었고 그 밖에도 MySQL(sharding 기술)과 아마존(Dynamo, 2008) 등이 뒤를 이었다.
3차 혁명은 이후 기술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AJAX와 도큐먼트DB를 기본으로 NoSQL로 자리잡게 되었고, 2007년 스톤블레이크가 설파한 “하나의 아키텍처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외침에서 분명해져 마침내 비관계형 혁명(Non-relational Explosion)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3차례 혁명의 의미는 이제 더 이상 데이터베이스가 거래처리 (OLTP)용과 분석목적 (DW/OLAP)만으로 양분될 수 없으며 비정형의 영역까지 확장되었다는 것이고 신기술의 수용을 가능케하는 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정보는 데이터를 가공한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 저장, 이용하기 위한 데이터 전략을 위해서는 아키텍처가 필요한데 다음과 같은 정보 아키텍처 구축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데이터의 구조화와 데이터 간의 계층성 부여 내용분석과 의미관계의 설정, 범주 분류와 이에 따른 레이블 설정, 메타데이터의 관리와 태그 부여, 지식표현을 위한 온톨로지, 유의어 사전, 용어 관리, 검색 범위와 이력관리용 카탈로그 시스템, 감사-지배구조 내지 권한과 책임의 범위 명시 등이다.
이런 제반 기능구현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RDBMS만으로 불가능하며 NoSQL 등이 적절히 혼용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AI 물결이 몰아치던 2016년 기업에서 AI를 도입 활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정보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강조한 논문(There is No AI without IA이 발표됐다.
정보 아키텍처의 필요성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관련 용어 정리를 해보면 AI는 인간지능을 모사하여 컴퓨터가 이를 구현하도록 하려는 기술이며, IA (Information Architecture)는 정보의 효과적 이용과 공유를 위해 구조화시키는 기술이다.
AI를 기업활동에 적용하는 목적은 적시에 적절한 고객을 대상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적절한 활동을 구사하기 위한 것이다. 한마디로 기업에서의 AI는 고객지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문자, 그림(정지화상과 동영상), 오디오(음악, 음성 등)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이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챗봇의 경우를 살펴보자. 흔히 챗봇을 다음 5개의 진화단계로 설명한다. 1 단계는 통지보조(Notification Assistants)로 필요사항을 전달하고 고객요청 사항을 접수한다. 2 단계는 자주 묻는 질문의 처리(FAQ Assistants)로 한정된 FAQ를 목록화하고 이를 전달한다. 3 단계는 상황 대처형(Contextual Assistants)으로 여러 단계의 질문과 대화에 대응한다. 4 단계는개인화된 보조(Personalized Assistants)로 대상 고객에 맞춤형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5 단계는 자율적 조직 완성형(Autonomous Organization of Assistants)으로 조직운영 전체가 유기적으로 이에 대응하도록 구성한다.
결국 챗봇을 단순히 솔루션 구매로만 생각해서는 그 본질을 놓치기 쉽다. 올바른 도입을 위해서는 기업 데이터(베이스) 자체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제품과 고객에 관련된 정형/비정형/반정형의 데이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통합해서 한편에서는 고객서비스로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프로세스 효율화로까지 연결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RP나 DW 역시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지만 궁극적으로 인공지능과 접목하기 위해서는 아키텍처의 정비와 이에 대한 내부요원의 관점전환이 필요하다. 즉, 도입 주체 스스로 기술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데 AI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접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남이 아닌 내가 판단하고 주도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의 내재화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AI 활용을 위한 정보 아키텍처(IA)에는 기업 정보시스템의 모든 영역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제는 또한 압축진화한 현대의 조직에서 중간관리자 뿐만 아니라 경영층에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한편 데이터의 대상 영역으로도 제 분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실제로 선진 업체들의 예를 보아도 AI 그 자체를 위한 AI가 아니라 자신의 핵심사업을 재정렬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성공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적어도 일차적으로는 자신의 검색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최근의 많은 코로나 백신 개발사들도 AI 기술을 생명정보학에 접목하여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러한 예는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이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기능별 데이터 관리에 주력하더라도 상호간에는 유기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연결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AI와의 접목을 통해 지능형 의사결정 내지 고객 보조 기능으로 나아가는 데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상황에 맞는 개인화된 고객대응을 위한 AI의 구성과 이를 위해 필요한 영역별 데이터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달리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업에서의 AI 적용이란 즉 모든 활동이 데이터에 기반한 지식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며 이때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을 중심에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정보 아키텍처는 이를 가능케하는 정보시스템의 핵심 플랫폼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단순함 (Simplicity)이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복잡성이 감추어져 있음(hidden)’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전통적 RDB 그리고 자신에게 익숙한 몇 가지 DBMS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AI와 같은 전방위적 활용을 요하는 시스템에 대응하기 어렵다. 창문을 열고 지평을 넓히며 새 기술과 지식을 통해 복잡계 현실을 적극 수용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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