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취업준비생들 간에 ‘철밥통’이라 불리는 국책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퇴직금을 올리면 청년들 위해 과감히 나가겠다”는 말이 나온다. 희망퇴직금이 임금피크제로 받는 금액의 반도 채 안되는 터라 희망퇴직을 할 수 없었는데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면 결정을 달리 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국책은행 실무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시중은행만큼은 바라지도 않고 지금 명퇴금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면 당연히 물러나겠다”는 반응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기업·산업·수출입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는 0명이다. 국책은행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임금피크제 급여의 반도 안되는 45% 정도를 퇴직금으로 받는데 비해 정년까지 남아 있으면 기존 연봉의 280∼290%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실제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명퇴금이 적어서 나가지 않는 면이 있다”며 “현재시점에서 명예퇴직을 하면 받는 퇴직금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해서 3년동안 받는 급여의 30%밖에 안 돼 금액 차이가 너무 크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솔직히 시중은행만큼 퇴직금을 늘리면 입사를 원하는 청년들을 위해 나가실 분들이 생길 것”이라며 “마음은 기꺼이 내 자리를 내주고 싶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머무를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시중은행은 희망퇴직시 퇴사 직전 월급의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임금피크제 월급을 받으며 정년을 채우는 것과 소득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퇴직 선택률이 더 높다. 올해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희망퇴직을 신청한 인원은 26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도 “경제적 인센티브가 퇴직과 임금피크제 중 결정을 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구조로는 희망퇴직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쪽이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라며 “이 부분이 해결된다면 다른 결정을 하시는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이와 함께 신규 채용 인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2019년 신규채용 인원이 60여명 이었지만 2020년엔 35명, 올해 하반기에는 30명 내외 채용 예정으로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원수가 있기 때문에 퇴직을 하는 만큼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각자 처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국책은행에서 명퇴금 상향조정을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재정부에서 받아들여야 가능한 부분”이라며 “기재부에서 예산을 갖고 있다보니 무한정 올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도 “은행에서 필요하다 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정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기관들과 협의하고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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