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는 3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지역 금융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충청남도청)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충청남도가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과 관련해 금융업계 실무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반응과 ‘이미 대형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리를 잡고 있어 무모한 도전으로 보인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충청남도는 이달 초 1998년 부실은행으로 지정돼 하나은행으로 흡수합병된 충청은행을 되살리겠다며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해 방안을 논의했다. 충남도의 자금이 외부로 새나가고 있어 지역민에게 분배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지역경제가 낙후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강현임 충청남도청 경제정책과 주무관은 “지역경기 부양 활성화 대책으로 충청은행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채워줄 수 없는 지방 중소기업 대출을 중점으로 서비스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주무관은 “현재 존재하는 6개의 지방은행들처럼 금융지주사를 통해 충청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을 컨텍해서 지방은행 설립 가능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청은행 설립 추진을 두고 금융업계 내에선 부실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방은행의 부실채권비율(NPL)은 0.64 인터넷전문은행(0.31%)보다 2배 가량 높았기 때문이다. 부실채권비율은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로 불린다.

또 충청도가 ‘중소기업 대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과 관련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방은행의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이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부실채권 비율도 기업이 가계보다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실위험은 높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임광규 한국은행 은행분석팀장은 “지역별 상황을 어떻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나 손실흡수능력을 봤을 때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며 “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부실 채권이 아직 실제 신용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방은행 같은 경우 지방부동산 경기나 지방의 지역경제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며 “그런 부분들을 주의깊에 봐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충청은행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실제로 은행이 설립돼서 영업행위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른 지역의 지방은행들을 봤을 때 지방은행들이 지역금융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 이런점을 비춰보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도가 언급한 지주사들의 충청은행 설립 의향에 대해 들어보니 하나금융지주는 “금시초문”이라며 “1998년 충청은행을 하나은행이 인수했기 때문에 다시 설립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광주·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는 “추가 지방은행을 설립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고 경남·부산은행을 소유한 BNK금융지주도 “충청은행 설립에 대해 내부에서 나온 말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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