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용환 기자 = STX그룹이 미국 번기사(Bunge), 일본 이토추사(Itochu)와 함께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인 미국에 곡물터미널을 완공하고 세계 곡물 자원 확보전에 본격 나섰다.

STX팬오션이 지난 2009년 번기, 이토추와 함께 투자해 설립한 이 곡물터미널은 저장설비, 육상레인, 부두, 하역설비 등을 갖추고 있는 자체 곡물수출시설이다.

특히 1980년대 초반 이후 미 북서부지역에 처음 건설된 최첨단 시설이기 때문에 주변 지역 기존 시설들에 비해 대폭 늘어난 저장용량과 향상된 하역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

약 137 에이커 (약 55만 m2) 규모의 이 곡물터미널은 북미서안북부(Pacific Northwest)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취급하는 주요 곡물은 옥수수, 대두, 소맥 등으로 연간 900만톤을 처리할 수 있다.

STX의 이번 미국 곡물 사업 진출은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의 핵심인 곡물터미널을 확보, 우리나라 식량자주권을 강화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약 27% 정도로,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곡물만도 연간 약 1500만톤 규모로 세계 5위권 수준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 STX의 미국 곡물터미널 확보는 국제 곡물 유통의 80~90%를 장악하고 있는 곡물메이저와의 가격협상력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제곡물시장의 공급불안으로 인해 ‘돈 주고도 곡물을 못사는’경우 필요한 곡물을 해외에서 즉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STX는 곡물운송을 통해 쌓아온 곡물 메이저들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사업 진출기반을 마련,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 곡물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고 안정적인 식량자원 확보에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생산국에서 우리나라까지 운반해 올 수 있는 물류·유통시설을 확보해 곡물의 직접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하게 곡물유통과 운송을 함께 처리하는 구조를 갖춘 STX는 곡물터미널을 중심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STX는 옥수수, 대두, 소맥 등의 주곡물을 취급하는 국내 유일무이한 국적상사로서의 강점을 적극 활용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 또한 안정적인 해상운송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올해 곡물터미널를 통해 20억달러 규모의 곡물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통해 터미널 자체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TX 관계자는 “곡물터미널 구축으로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는 안정적인 유통망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전세계 곡물시장에 적극 진출해 식량 자주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TX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롱뷰항에 위치한 곡물터미널의 완공을 기념하는 오프닝 세레모니를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곡물터미널 사업에 참여한 3사 대표 강덕수 STX그룹 회장, 알베르토 바이저(Alberto Weisser) 번기 회장, 고바야시 에이조 이토추 회장 및 래리 클라크(Larry Clarke) EGT 대표이사, 이슬람 시디키(Islam Siddiqui) 무역대표부(USTR) 농업부문 대사 등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용환 NSP통신 기자, newsdealer@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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