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품질관리1 Unit 임태규 사원. (SK에너지)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SK이노베이션 계열에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구성원이 있어 화제다. SK에너지 품질관리1 Unit 임태규 사원은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SK이노베이션 울산 Complex(이하, 울산CLX)의 대표적인 MZ 세대 구성원이다.

MZ세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제트 세대를 통칭하는 세대로, 보통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직장 생활을 선택할 때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중시한다.

SK에너지 임태규 사원에게 온라인 게임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화수분이다. 퇴근 후 즐기는 온라인 게임은 워라밸을 찾는 방법이자 업무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임태규 사원도 온라인 게임으로 변화된 일상을 극복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다른 취미 활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카이프(Skype)와 같은 무료 통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만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임 사원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다.

임태규 사원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등 게임에 부정적이었던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글로벌 게임 업체와 손을 잡고, ‘따로 또 같이 놀자’는 뜻의 ‘Play Apart Together’ 캠페인을 진행했다”며 “팬데믹 시대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로 게임을 권장하고 나선 점이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과 취미가 철저히 분리되면서 삶이 훨씬 다채로워졌다”라고 덧붙였다.

임태규 사원을 비롯해 게임에 관심 있는 구성원들은 퇴근 후 각자의 집에서 여러 게임을 따로 또 같이 즐기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임태규 사원은 “재미있는 인생을 원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가지는 게 좋다”며 “어떤 취미를 가질지 고민된다면 주변 선배, 동료들과 정보를 나누면서 함께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조금은 무계획적이고 즉흥적인 시도라도 지친 일상에 활력을 더할 수 있고 업무 몰입도도 높여 진정한 워라밸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임태규 사원이 게임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데는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이 한몫한다. 임태규 선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선수였다.

지난 2005년 임태규 사원은 16살의 어린 나이로 아마추어들과 합숙생활을 하며 프로게이머를 준비했다. “합숙생활 초기에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PC방 대회를 나갔어요. 결과는 탈락의 연속이었죠” 계속된 탈락의 고배. 그 과정에서 임태규 사원에게 게임은 재미를 넘어 목표가 됐다. 절실하지 않으면 프로게이머 데뷔가 어렵다는 것을 체득했기 때문이었다.

SK에너지 품질관리1 Unit 임태규 사원. (SK에너지)

임태규 사원은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하루 15시간 이상 연습과 전략 연구에 몰두했다. 임태규 사원의 악착같은 근성은 두 달여 만에 결과로 증명됐다. 스타크래프트 준프로를 선발하는 ‘커리지 매치’에서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연이어 프로게임단 입단 테스트까지 당당히 통과하며 그는 지난 2007년, 꿈에 그리던 프로게이머가 됐다. 그는 프로게이머로서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개인리그 등에서 6년간 활약하며 재능과 열정을 바쳤다.

하지만 2012년 이후 e-스포츠 전체가 정체기에 빠지면서 임태규 사원은 프로게이머 은퇴를 결심했다. 온전히 게임이 좋아서 프로게이머가 됐지만, 업(業)으로서의 게임과 취미로서의 게임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임 사원이 새로운 길에 도전을 결심했을 때, 전기 분야에 몸담고 있던 임 사원의 부친이 뜻밖의 방향을 제시했다. 임 사원은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 4년간 학업에 매진해 2016년 SK에너지 입사라는 새로운 시작을 이뤄냈다. 제2의 인생을 연 임태규 사원은 현재 SK에너지 품질관리1 Unit에서 실험과 제품·반제품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임 사원은 “성과 경쟁의 압박에서 벗어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게 된 점이 가장 행복하다. 프로게이머 시절 게임 전략 구상, 플레이 순서와 같이 빌드를 짜던 습관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