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식당을 운영하는 조영희 씨(여, 64세)는 40대 중반의 이른 나이부터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왔다. 주변에서 병을 키우지 말고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계속 받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데다가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몰라 망설여졌다. 참을 수 있을 만큼 미루다 병원을 찾은 조 씨는 무릎 안쪽뿐 아니라 바깥쪽 연골까지 모두 닳아서 무릎 뼈끼리 부딪치는 상황이라 새로운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들었다. 두렵지만 수술 정확도가 높으면 회복이 빠르고, 인공관절도 더 오래 쓸 수 있다는 설명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관절염이 말기가 되면 통증이 심해 걷기 힘들고 이미 연골의 손상이 심해 새로운 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년층 환자는 2015년 1만1727명에서 2019년 1만3752명으로 4년간 약 17.3% 증가했다. 관절염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내구성이 높은 제품이 나와 인공관절 수명을 개선시켰다. 수술 경험 축적과 더불어 수술 기법이나 소재의 발달도 예상 수명을 크게 늘려왔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 과정에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도 인공관절 수명을 늘리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강북힘찬병원 남동철 원장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집도 (힘찬병원 제공)

강북힘찬병원 남동철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술은 일생에 걸쳐 한번만 받는 것이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한번 수술로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실제 수술하는 의사의 실력에 따라 인공관절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기능, 수명,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 과정이 얼마나 정확한가가 관건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로 하는 말기 관절염은 육안으로도 봐도 다리가 휘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 중심에서 무릎 중심, 발목 중심까지 잇는 다리 축이 흐트러지면서 O자형 다리 변형이 대부분인데,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중심에서 벗어난 선을 다시 중심에 오도록 교정한다. 변형으로 어긋난 축을 정상 각도로 맞출 때 로봇의 구체적인 수치계산이 오차를 줄이고, 정확하게 다리 축을 정렬할 수 있다.

인공관절을 심는 것은 축만 맞추는 게 아니라 관절 간격도 잘 맞춰줘야 한다. 실제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모두 일정한 비율로 닳거나 손상되는 것은 아니다. 많이 쓴 부위일수록 많이 닳아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거나, 한쪽 부위만 푹 꺼지기도 한다. 수술장에서 관절 간격을 재고, 어떻게 생겼는지를 확인하면서 의사가 조절을 해줘야 하는데, 로봇 프로그램으로 인대, 근육 등 관절 주변의 조직상태를 확인한 뒤 무릎을 굽히고 펼 때 변화되는 간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해 집도에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관절 범위에서 인대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집도 의사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변형된 무릎의 짧아지거나 늘어난 인대를 조절하고, 힘줄의 상태까지 확인해 균형이 이뤄지면 인공관절의 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수명도 늘릴 수 있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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