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진부 기자 = 엘피다의 인수에 마이크론과 도시바가 1차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이닉스까지 지난달 30일 제안서를 제출해 인수전에 가세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이번 입찰은 (하이닉스의) DRAM 산업 내 위상 변화, 즉 피인수 대상에서 인수 주체로 변모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며 “DRAM 산업 내 구조 변화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주도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ㅂ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입찰 참여로 인해 하이닉스의 DRAM 산업 내 위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라는 점과 DRAM 산업 회복의 최우선 수혜주가 하이닉스라는 점을 고려할 때 매도 관점보다는 매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가 이번 입찰에 참여해 경쟁사인 엘피다의 모바일 DRAM 및 25nm와 30nm 관련 기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지만, 최종 낙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 이유는 하이닉스가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과 일본의 정서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하이닉스를 제외한 마이크론 또는 도시바가 인수할 경우와 이번 입찰이 유찰로 끝날 경우 DRAM 산업 전체에 미치는 수급 상의 영향은 대동 소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유는 인수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인수업체가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현금을 지출할 것이고, 그럴 경우 인수업체가 대규모 설비투자 능력을 보유하지는 못할 것이며, 2001년 DRAM 사업을 포기했던 도시바가 엘피다를 인수하던지 DRAM 시장 점유율 4위인 업체가 3위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전체 경쟁력에서 이 회사들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DRAM 산업 내의 M&A 사례를 보게 되면 1+1이 2이상이 된 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엘피다 인수 과정에서 유찰 포함 무슨 일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엘피다가 보유하고 있는 카파(Capa)에서 큰 폭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고 DRAM 산업의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시장의 기대대로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인수로 인한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마이크론이 가장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실제 인수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일본업체인 도시바로 예상된다.

하이닉스의 경우 현재로서는 실제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고, 인수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밀 실사 등을 거쳐 의지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입찰 참여자들이 과도한 부채 탕감을 요구할 시 당연히 유찰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는 마이크론의 경우 현재 DRAM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모바일 DRAM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미미해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회사 사업 포토폴리오(portfolio)에 있어 가장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4분기 현재 엘피다의 매출액 기준 모바일 DRAM 시장 점유율은 15%다.

도시바의 경우 강력한 NAND 부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DRAM 카파를 확보한다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MCP(Multi Chip Package)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가 가능해지겠지만, 모바일 DRAM Capa가 절실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예상된다.

MCP를 필요로 하는 업체는 도시바로부터 NAND를 구매한 다음 DRAM업체에서 모바일 DRAM을 구입, MCP를 구성해도 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다양한 DRAM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잘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SKT로의 피인수 이후 재무적 안정성을 높여 놓은 상황에서 2011년 말 현재 순부채가 36억 달러인 엘피다를 큰 규모의 부채 탕감없이 인수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만약 대규모의 부채 탕감을 받을 수 있고, 정밀 실사를 통해 엘피다의 기술 경쟁력이 실제로 높은 것으로 판명난다면, 엘피다가 보유하고 있는 팹(Fab)들의 리플레이스먼트 코스트(replacement cost)를 감안할 때 인수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정부가 하이닉스로의 매각을 허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진부 NSP통신 기자, kgb747@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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