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내일 저녁(한국시간) 폭스바겐 첫 형사재판으로 아우디 슈타들러 전 회장이 독일 뮌헨법정에 선다.
루퍼트 슈타들러(57세) 아우디 전 회장은 피에히 폭스바겐그룹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후 2007년 전격적으로 아우디 CEO에 선임돼 11년 동안 재임하면서 Audi 5000 급발진 사건이후 무너졌던 브랜드를 재건하고 그룹의 이익창출 회사로서 성장시킨 인물이다.
2015년 9월 18일 폭스바겐 EA189 4기통 디젤엔진 배출가스 조작사건, 이른바 디젤게이트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슈타들러 전 회장은 비록 아우디 차량에도 4기통 디젤엔진이 장착돼 있지만 자신은 재무통으로써 기술자가 아니라면서 조작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미국 환경당국이 아우디가 설계 및 제조한 6기통 디젤엔진도 조작됐는지를 조사하자 2015년 11월 슈타들러 전 회장은 미국에서 판매한 6기통 디젤엔진 장착 차량들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시인하면서 유럽 등 다른 나라(한국포함)에 판매한 차량들은 조작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와 같은 슈타들러 전 회장의 강력한 부인은 먹혀들어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검찰이 폭스바겐의 4기통 디젤엔진 조작뿐만 아니라 아우디의 6기통 디젤엔진 조작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수사를 계속하자 조작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당국은 아우디 6기통디젤엔진의 요소수 분사량 조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SCR(선택적 환원촉매)은 배출되는 배기가스에 애드블루(Adblue)라는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NOx)를 감소시킨다.
배출가스허용기준을 충족하려면 요소수를 많이 자주 뿌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45리터짜리 큰 요소수 탱크를 장착해야 된다. 이는 트렁크 스페이스를 잡아먹어 판매에 큰 지장이 있어 마케팅 쪽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게 되었다.
지오바니 파미오(Giovanni Pamio) 아우디 열역학팀장등 기술자들은 작은 요소수탱크를 장착하기 위해 요소수 분사량을 의도적으로 줄였다.
인증시험을 받는 시험실 시험모드에서는 요소수가 정상 분사되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다양한 조건에서 분사량이 감소하는 조작을 했다.
아우디 본사를 관할하는 뮌헨 제2검찰청의 도미니크 키닝거(Domonik Kieninger)검사는 미국연방검찰과 지오바니 파미오등에 대한 수사공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작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아우디 본사, 고위 임직원들의 자택, 폭스바겐의 요청에 따라 자체감사를 실시한 미국 로펌 Jones Day 뮌헨사무소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키닝거 검사는 지오바니 파미오를 구속하고 아우디 기술본부장으로 그의 상관이었다가 포르쉐 이사회멤버겸 기술본부장으로 옮겨간 볼프강 하츠(Wolfgang Hatz)를 구속하고 뮌헨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아우디 슈타들러 회장의 전화통화를 감청하던 중 증거인멸 시도를 녹음해 그마저 구속함으로써 수사의 정점을 찍었다.
독일 법조계의 평판에 따르면, 키닝거 검사는 수사가 난관에 봉착해도 좌절하지 않고 한번 물면 놓지 않고 공격적으로 수사하고 모든 사실이 정확하게 딱 맞아 떨어져야 넘어가고, 철저하고 치밀하게 피의자를 심문한다고 전해져 있다.
오늘 키닝거 검사 등 뮌헨검찰청 검사들은 기소된 슈타들러 전 회장, 하츠본부장, 파미오 팀장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기일에서 90쪽의 공소장을 낭독하게 된다.
독일 언론의 관심이 높아 재판부는 코로나사태 거리두기를 위해 법정이 아닌 뮌헨근교 교도소내 강당에서 재판을 연다고 한다.
이 재판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두 차례씩 196차례 공판기일을 열어 2022년 말경 종료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판도라상자가 열렸다. 매주 재판을 생중계할 독일 언론을 통해 밝혀질 조작기술의 원조인 아우디의 조작 경위, 핵심 인물들의 증언, 스모킹 건 문서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 검찰도 독일대사관에 파견된 검사 등으로 하여금 재판을 참관해 증거를 파악함으로써 2017년1월 증거조사의 어려움으로 중지했던 폭스바겐과 아우디 독일본사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환경부도 교통환경기술연구소 직원들을 출장 보내는 등 재판을 참관하여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조작디테일을 기술적으로 파악토록 해 몰랐던 부분을 파악하고 그동안 부족한 기술적 검증으로 한때 조작 없었다고 발표했던 과오를 깨끗하게 정리해 주기를 바란다.
NSP통신 people@nspna.com
저작권자ⓒ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