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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31살이던 1981년 4월 16일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 식당에 정규직원으로 채용돼 급여는 적지만 올해로 32년간 가족을 부양해왔던 1951년생 정 모(62, 여)씨는 요즘 너무 슬프다.

이유는 32년간이나 일했던 한일병원 식당의 새로운 위탁운영 업체인 C업체에서 정 모씨의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기 때문.

정 모씨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면 1년간은 더 일해보고 싶은데 노조를 만들었다고 병원에서 다 짤라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한일병원 식당에서 일했던 15명의 여성 조리원 및 조리·배식 보조원들은 60일째 한일병원 앞에서 ‘해고는 살인이다’를 외치며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시위를 계속 중이고 노동부는 해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발단 = 정 씨는 “ 처음에는 좋았어! 월급은 적어도 1년 지나면 호봉도 조금이지만 올라가고 년차 월차도 있고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의 여건상 한일병원은 1999년 12월1일자로 한일병원 내 식당을 외주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용자의 지위가 변경된다.

최초 한일병원 식당용역업체는 H업체 두 번째는 S업체 그리고 3번째는 O업체였고 모두 고용승계가 이뤄져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2012년 1월 1일자로 새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C업체, 새로 한일병원과 식당 용역계약을 체결한 C업체는 32년간이나 일해온 정 씨 등을 포함해 15명의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고용승계를 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 하지만 정 여사는 “2011년 7월 12일 식당에서 일하는 10명이 노조에 가입한 것이 고용승계 거부 이유다”고 주장했다.

현재 15명의 한일병원 근로자들은 ▲15명 근로자 전원을 한일병원 측에서 고용승계 할 것 ▲근무연속에 따른 호봉제도입할 것 ▲32년간 근속한 정모씨에게 공로상을 수여할 것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 한일병원 측 입장 = 15명의 한일병원 근무 근로자들의 요구에 한일병원 측 노무관계자는 “우리도 병원식당에서 해직되신 분들의 입장은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법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일병원 노무관계자는 “그 분들의 처지가 딱 하지만 이미 C업체와 식당용역 계약을 마친 상황이고 C업체는 전 용역회사의 근로자 고용승계는 안 한다고 하는데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무 관계자는“ 32년간 일하신 분에 대한 배려는 우리도 생각 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히며 “그 분과 대화를 해보야 알겠지만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협상의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노무관계자는“ 이분들이 60일째 병원 앞에서 항의시위를 해 병원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 병원측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 입장 = 고용노동부 서울 북부지청 한 관계자는 “노조는 전원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신규업체는 고용승계를 거부하며 한일병원 측은 법적책임이 없는 상황으로 서로 팽팽히 대립하고 있어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 북부지청 관계자는 “병원에서 식당 종사자들은 급여도 많지 않기 때문에 고용승계를 해주면 좋은데 법적 책임이 없어 강제화 할 수도 없다”며 “그러나 근로자들이 사회약자인 만큼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9일 한일병원 관계자,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장, 민주노총관계자, 한일병원 해직근로자 등 당사자들의 미팅이 고용노동부 서울북부지청에서 마련돼 있어 한일병원 식당 비정규 근로자문제가 시위 60일째 접어 들면서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은태 NSP통신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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