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한국에서 택배는 ‘배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 및 홈쇼핑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국민들의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했다. 또 1인가구 시대에 필요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구현시키며 신시장을 개척했다. 최근 코로나19 기간 동안 외국과 달리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은 배경에는 택배 배송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택배는 어느덧 ‘생활기간산업’으로 명명되고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을 통해 움직인 택배 상자는 약 13억2000만개로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2019년 기준 4538만) 1인당 연간 29개 이상의 택배를 받은 셈이다. 상자의 한 변을 35cm로 계산할 경우 약 46만km에 달하며 서울에서 부산(405km)을 569회 왕복, 지구 둘레(4만km)를 11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거리다. 2019년 CJ대한통운 시장 점유율은 47.2%였다.

◆전국 택배 1위 경기 화성, 2위 서울 강남 = 전국에서 CJ대한통운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은 경기 화성시로 1년 동안 총 2369만 상자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 강남(2114만), 경기 부천(1993만), 서울 송파(1837만), 경기 남양주(1665만), 서울 강서(1553만), 인천 서구(1466만), 서울 서초(1409만), 경기 분당(1403만), 경기 평택(1393만)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 지역 중 서울이 4곳, 경기도가 5곳, 인천이 1곳을 차지했다.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고 그만큼 경제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인천 옹진군(23만), 경북 울릉군(11만) 등 도서 지역들의 택배 이용 횟수는 적게 나타났다.


지역별 15세 이상 인구를 기준으로 1인당 이용 횟수를 분석해 보니 서울 중구가 58.9회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 강남(44.2), 대구 중구(41.9), 서울 종로(40.9), 서울 서초(37.7), 부산 강서(36.9), 경기 이천(36.5), 서울 마포(36), 경기 화성(35.9), 서울 용산(35.2)으로 나타났다. 택배 총 이용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이지만 인구(2019년 기준 66만명)가 많아 1인당 이용률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 주로 직장인 밀집 지역의 1인당 택배 이용 횟수가 높게 나타나는데, 1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로 배송이 이뤄지는 낮 시간에 부재중인 경우가 많아 직장에서 택배를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생충 개봉으로 라면 봉지 개봉도 ‘대박’= 지난해 5월 ‘기생충’ 개봉 후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화제가 되면서 라면 택배 물량도 급증했다. 영화 개봉 이후 레시피에 사용된 짜장라면의 월평균 물량은 207% 증가했으며, 너구리라면은 무려 393% 증가했다. 라면 전체 물량 중 두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영화 개봉 전 8%, 개봉 후 19%로 2배 이상 뛰었다.

또 지난해 ‘매운 마라 메뉴로 식사하고, 달콤한 흑당 디저트로 혀를 달랜다’는 표현이 유행할 정도로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군 ‘흑당’과 ‘마라’의 택배 물동량은 전년대비 각각 186배,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향신료 제품 택배량 증가는 중화권의 맛이 단순한 호기심과 경험을 넘어 가정에까지 침투해 일상화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 25억 택배상자 열어 만든 일생생활 리포트 발간 = CJ대한통운은 자사 택배 송장 정보를 바탕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일상생활 리포트’를 발간했다. 지난 2년간 CJ대한통운에서 배송한 25억5천만 상자의 물품 정보를 731가지 기준으로 분류한 국내 최초의 택배 빅데이터 분석이다. 각종 택배 기록을 담은 ‘물류생활’ 파트를 비롯해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관계가 밀접한 ‘식생활’, ‘의생활’, ‘문화생활’, ‘소비생활’ 등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다.

택배로 전달된 제품 종류, 수량, 증가율 등을 통해 일상생활의 트렌드를 볼 수 있다. 패션 물량 중 검정색, 흰색, 회색 비중이 62%로 나타남에 따라 한국인의 ‘최애’ 패션 컬러는 무채색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8년과 19년 비교시 네온색은 154%, 오렌지색는 107% 증가하는 등 강한 개성을 표현하고 생동감을 연출하는 비비드(VIVID) 컬러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또 무드등, 인테리어 식물 등 홈 인테리어 물량이 전년대비 65% 이상 늘어났는데, 1인가구의 증가와 ‘가심비’ 추구 현상 등 사회적‧문화적 트렌드가 택배 상자에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외 따뜻해진 겨울날씨로 인한 방한 패션용품 물량 감소세, 카메라 및 고정 장치, 조명 등 개인용 방송장비 물량 증가 추이 등 각 파트별 상세한 분석을 통해 미래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은 이번 리포트를 시작으로 매년 택배 빅데이터 리포트를 정기적으로 발간할 예정이며 주요한 사회적 현상에 맞춰 비정기 리포트도 발간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가치관, 선호도, 관심사가 투영된 택배 빅데이터 정보를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택배산업이 국민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사회간접자본이자 생활기간산업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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