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유정상 기자 = 1월 3~4주(18일~31일) 부동산업계 기상도는 ▲대림산업(000210)·GS건설은 ‘맑음’ ▲HDC현대산업개발은 ‘비’다.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잠정실적발표가 이어진 시기였다. 침체 된 부동산·건설 경기를 반영하듯 국내 굴지의 대형건설사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선방’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잠정실적발표로 첫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을 예고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조109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2%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잠정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지만, 연초부터 해외에서는 모듈러 업체 3곳 인수를 추진하고 국내에서는 ‘한남하이츠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에 승리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례신사선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안팎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 마무리에 한창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속도를 조금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5만2700원으로 최근 1년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결국 이달 13일 2만676원으로 52주만 신저가를 기록하고 현재까지는 아직 ‘이렇다 할’ 반등의 기미가 잘 안 보이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특히 항공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라는 암초까지 만났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에 찾아온 큰 고비만 넘긴다면 한층 새로운 기업으로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만 계획대로 4월 이전까지 제대로 매듭짓고, 그 시점에 맞춰 신종 코로나 이슈도 함께 멎어준다면 그 때부터 굉장히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이외 다른 기상도는 ▲‘비온뒤갬’에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호반건설 ▲‘구름 조금’에 삼성물산·포스코건설·롯데건설 ▲‘흐림’은 없다.
한편 지난 21일 검찰이 한남3구역에 입찰했던 3개 대형건설사(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3개사에 대해 국토부는 아직 탐탁지 않아하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이로써 3개사는 형사처벌 리스크로부터 벗어나 새 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덧붙여 현재 한남3구역은 이번에는 재입찰 공사비를 두고 조합원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한 매체에서 보도됐다.
◆ 대림산업·GS건설 ‘맑음’
대림산업은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대림산업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감소한 9조6895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2% 증가한 1조1094억 원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은 대형 프로젝트 준공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원가개선 노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전망에 대해 매출액 10조8000억 원, 신규수주는 10조9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어 올해 공급계획을 전국 22개 사업지, 총 2만1932가구로 발표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완판을 목표로 하고, 마수걸이 분양은 오는 5월 5190가구(일반분양 3016가구)규모의 인천 부평 ‘청천2구역 정비사업’이다. 대림산업은 올해도 소비자의 니즈(Needs)에 맞는 독보적인 상품과 새로운 시도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또 모든 공동주택의 기획 및 설계단계부터 건설정보모델링(BIM. 비아이엠) 기술을 적용해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 스마트 건설을 구현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중장기적으로 ‘BIM’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BIM을 설계, 공정, 원가관리 프로세스를 혁신하기 위한 기본적인 플랫폼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설계도면의 작성 기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원가절감, 공기단축, 리스크 제거를 반영해 착공 전에 설계도서의 품질을 완벽한 수준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은 1조4847억 원 규모의 ‘위례 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시로부터 선정됐다. 서울시는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4일에 걸쳐 16개 분야(계획, 건축, 수요, 회계, 운영 등)에 대해 총 2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평가를 거쳐 최고점수를 받은 ‘(가칭)강남메트로 주식회사(주간사 GS건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시는 빠른 시일 내에 협상단을 구성해 우선협상대상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실시설계, 각종 영향평가, 실시계획승인 등 후속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건설도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GS건설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7% 감소한 10조4160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1% 감소한 7660억 원을 기록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매출감소에 대해 주요 해외 플랜트 현장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해외 부분에서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경영 목표로 매출과 수주 모두 11조5000억 원을 제시했다.
이어 영국·폴란드·미국 소재 모듈러 업체 3개 사를 인수하는 것을 추진했다. 모듈러(프리패브. Prefab)는 주요 구조물을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뒤 공사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이다. GS건설은 이들 3사가 전문분야와 주요 영업지역이 각각 상호 보완적으로 이상적인 전략적 조합을 갖추게 됐다며 각 전문회사의 강점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모듈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남하이츠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공문을 조합으로부터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GS건설은 55.1%의 득표율로 44.8% 득표율의 현대건설을 제쳤다. 공시된 공사금액은 3287억 원(부가세 별도)이고 선정 일자는 지난 18일이며 20일 조합공문을 수령했다. GS건설은 향후 본 계약을 체결할 경우 확정된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호반건설 ‘비온뒤갬’
현대건설은 국내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한남하이츠 재건축, 대구 ‘수성지구 2차 우방타운 재건축’ 등 주요 수주전들에서 승전보를 울리지는 못했지만, 대신 해외에서는 카타르,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외사업을 연달아 따내며 ‘조’가 넘는 규모의 해외수주로 건설업계 큰손의 저력을 보여줬다.
시공, 건축디자인 기량은 ‘2019 우수디자인상(Good Design Awards, 굿 디자인 어워즈)’ 6관왕이라는 성과로 나타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디자인상에서 ▲디에이치 아너힐즈 ‘헤리티지 가든 연하원’ ▲힐스테이트 호매실 ‘중앙광장’ ▲힐스테이트 동탄 ‘물 놀이터’ ▲힐스테이트 동탄 ‘숲 소풍길’ ▲힐스테이트 서울숲 리버파크 ‘색연필로 만든 미술관’ ▲힐스테이트 녹양역 ‘퍼니짐 조합놀이대’ 총 6개 작품이 우수디자인에 선정됐다.
또 현대건설의 지난해 잠정영업이익은 88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해 건설사들 중 드물게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현대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연간매출은 17조2998억 원, 당기순이익 5786억 원, 수주 24조2521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목표로 매출은 17조40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 원으로 ‘1조 클럽’ 달성을 제시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잠정매출은 8조6519억 원으로 목표치였던 8조6400억 원을 100% 달성했으나 그에 반해 영업이익은 36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시적인 매출감소 요인과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던 2018년과의 기저 현상으로 인해 지난해 경영실적이 전년 대비 많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목표를 다른 건설사들과는 다르게 ‘3년간 계획’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대우건설이 밝힌 향후 3년간 목표는 ▲수주 12조8000억 원(2020년)→13조3000억 원(2021년)→14조4000억 원(2022년) ▲매출 9조1000억 원(2020년)→10조5000억 원(2021년)→12조5000억 원(2022년)이다.
또 대우건설은 해외사업에서 낭보를 울렸다. 지난 22일에는 총 계약금액 2억6319만3000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THT) B3CC1 복합개발 공사’ 관련 공사도급합의서 및 용역수행 합의서를 접수한 것에 이어 지난 29일에는 모잠비크에서 USD기준 약 5억 달러 이상 규모의 ‘액화천연가스 트레인(액화천연가스의 액화·정제 시설)’ 2기 및 부대시설의 공사의 낙찰통지서를 지난해 말 수령 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롯데건설·효성중공업·진흥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총공사비 5338억 원 중 현대엔지니어링 분은 1601억(30%) 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수암’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며 울산지역에서 쌓은 현대엔지니어링의 높은 신뢰도와 현재 울산 중구 B-04지역에서 재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롯데건설의 인지도가 이번 사업을 수주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청암기업·리헌기술단·대도종합건설·미주종합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제주 ‘오등봉공원 특례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반건설 컨소시엄은 향후 제주시 중심권 녹지축인 오등봉공원 52만㎡ 부지에 예술공원을 조성하고 일부 부지에 공동주택 등 비공원 시설을 신축할 예정이며 총 사업 규모는 1조 원에 달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오등봉공원의 특성을 분석해 제주 시민과 관광객이 쉴 수 있는 ‘제주의 예술공원’ 제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포스코건설·롯데건설 ‘구름 조금’
삼성물산(건설부문)도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1조6520억 원으로 전년(12조1190억)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1% 감소했다. 수주는 10조7000억 원 달성으로 당초 목표한 11조7000억 원의 91.5%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목표보다 감소한 11조1000억 원으로 잡았다.
또 독일 ‘만앤휴멜(MANN+HUMMEL)’사가 개발한 실외 미세먼지 저감설비를 오는 2월 입주예정인 래미안 루센티아 현장에 공동주택 최초로 설치했다. 독일 주 정부의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해당 장비는 최대 10%~30% 정도의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있다. 삼성물산은 사회적 이슈인 미세먼지로부터 입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미세먼지 저감 상품을 래미안 단지에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래미안 루센티아는 서울시 서대문구 ‘가재울5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 사업으로 준공 후 총 997가구 규모다.
한편 삼성물산은 지난 30일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건설은 설 전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에 보탬이 되고자 거래대금 440억 원을 조기 지급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사회공헌 성금 2억5000만 원을 전달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울산 중구 B-05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사업에 참여한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에 이어 지난 29일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사업’에도 단독 응찰했다.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사업은 유찰됐으며 롯데건설은 재입찰 공고를 기다리고 있다. 현장설명회에는 참여했던 현대건설은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말했다.
◆ HDC현대산업개발 ‘비’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조금 더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본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시작하며 지난해 11월 ‘한국기업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도의 아웃룩(Outlook)부분에 ‘부정적 검토’를 달고 ‘(HDC현대산업개발의)자체적인 재무여력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한 바 있는데,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대부분의 거래일에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결국 이달 13일 2만676원으로 52주만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는 아직 ‘이렇다 할’ 반등의 기미는 안 보이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항공업에 치명적일 수 있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라는 암초까지 만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부터 사내 익명 신고 시스템을 구축해 비위 신고를 받고 있는 것에 이어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고, 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한 해외 정부들에도 기업결합심사 승인 절차를 밟아나갈 예정인 등 인수 작업 마무리 절차를 밟아나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4월 중 인수 작업 마무리’를 계획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에 찾아온 큰 고비만 넘긴다면 한층 새로운 기업으로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만 계획대로 4월 이전까지 제대로 매듭짓고, 그 시점에 맞춰 신종 코로나 이슈도 함께 멎어준다면 그 때부터 굉장히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NSP통신 유정상 기자 yootop@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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