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창섭 기자 = 구미 금융재정 불안의 장기화로 당분간 엔고현상이 퇴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일본의 기반산업이 엔고에 적응하기 위해 생산거점을 아시아로 이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역내 분업을 확대시킬 전망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엔고현상이 우리나라에 큰 반사이익을 주지는 않고 있으나 자동차 등 일부 수출 상품에서 대일경쟁력이 향상되면서 국내상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있음으로 향후 일본기업의 아시아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더 거센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므로 현재의 엔고를 누리기보다 미래 우리기업의 경쟁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길지 않은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엔고 장기화로 수출경쟁전선 아시아로 확대’라는 이지평 수석연구원과 배근민 책임연구원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세계경제 불안 속에서 장기화되는 엔고 현상이 일본 산업과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등을 분석,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의 엔저 현상이 2007년 엔고로 반전된 후 4년 이상 경과되고 있으며 이번 엔고는 과거 엔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며 명목 기준으로는 1달러당 70엔대에 진입,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엔고는 그 동안의 일본 물가의 하락을 고려하면 실질 기준으로는 1990년대 중반의 초엔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던 실질적 초엔저가 시정되면서 엔화의 평가절상률이 확대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엔고의 배경은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 불안속에서 엔화가 안전통화로 인식되는 데 있다.

일본 물가상승률이 각국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엔고의 배경인 구미 금융재정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엔고현상이 퇴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비정상적인 엔저시기에 일본 내에서 설비확대에 나섰던 일본기업의 경우 설비과잉으로 엔고의 충격을 크게 받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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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는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에서 엔고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및 소재 산업 등 일본의 기반산업의 경우도 엔고에 적응하기 위해 생산거점의 아시아 이전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역내 분업을 확대시킬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경제의 부진 과정에서 나타난 엔고가 과거와 같은 큰 반사이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수출상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하락,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등이 상대적으로 대일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산업별 원/엔 구매력 환율로 봐도 뚜렷하다.

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엔고가 당분간 지속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일본기업의 아시아 생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일본기업과 아시아기업들의 더 거센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의 엔고를 누리기보다 미래 우리기업의 경쟁력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길지 않은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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