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올해 수능은 2019학년도 수능보다 국어와 영어는 쉽게, 수학은 어렵게 출제됐다.

1. 국어, 영어 쉬워졌지만 수학은 어렵게 출제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좌우하는 최고난도 문항들이 어렵지 않게 출제됐기 때문에 상위권 수험생들간의 변별력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40점, 수학(가)형 134점, 수학(나)형 149점이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10점이나 하락한 반면, 수학 영역은 (가)형은 1점, (나)형은 10점이 상승했다. 영어 영역 역시 1등급 비율이 지난해 5.30%에서 올해 7.43%로 늘었다.

2019, 2020학년도 국어 영역 등급별 분포 비율을 비교해 보면 지난해에 비해 1, 2등급 비율이 모두 약간 상승하였다. 전체 응시자 수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지난해보다 시험이 쉽게 출제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1등급 인원은 지난해보다 1441명이 감소했지만 응시자 수 감소로 인해 비율은 오히려 지난해 4.68%에서 올해 4.82%로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수학은 1등급 비율은 줄었지만, 2등급 비율은 늘었다. 수학(가)형의 1등급 비율은 지난해 6.33%보다 감소한 5.63%였지만 2등급은 6.62%에서 7.11%로 늘어나 1~2등급 누적은 13.0%에서 12.7%로 약간 줄었다. 수학(나)형은 1등급 비율이 지난해 5.98%였는데 올해는 5.02%, 2등급 비율은 지난해 5.11%에서 올해 6.55%로 1~2등급 누적은 지난해 11.1%에서 올해 11.6%로 다소 늘었다. 영어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쉽게 출제되어 1~2등급 비율 모두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1등급 비율은 7.43%로 전년 대비 7,854명 늘었고 2등급까지 누적 인원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였다. 전체적으로 국어, 영어가 쉬워졌지만, 수학이 어렵게 출제됐는데 특히 수학(나)형이 어렵게 출제되어 올해 정시모집은 인문계열 상위권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2. 과학탐구 응시자 수 지속적으로 감소
올해 수능 채점 결과 응시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과학탐구 영역은 Ⅰ과목에서 응시자 수가 지난해 대비 5만6281명 감소했으며, Ⅱ과목은 3136명이 감소했다. 과목별로 보면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과목인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에서 가장 크게 줄었다. 지구과학Ⅱ와 생명과학Ⅱ에서 응시자가 가장 많이 줄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연계 수험생 수가 줄었기 때문에 자연계열은 정시모집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대학 중에서 과탐 Ⅱ과목을 지정하여 반영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단국대(의예, 치의예), 서울과학기술대, 서울대, 한양대 등이다. 단국대(의예, 치의예), 한양대 등 대부분은 Ⅱ과목 선택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며, 서울대는 필수지정 방식으로 반영한다. 이처럼 과탐 Ⅱ과목을 필수로 반영하거나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의대나 서울대를 희망하는 최상위권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Ⅱ과목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3. 영어 영역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
2019학년도 영어는 1등급 비율이 5.3%밖에 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1등급 비율이 7.43%로 올해 6월 모평(1등급 7.76%)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되었다. 대학에 따라 영어 등급을 반영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반영 방법을 상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국어, 수학, 탐구 성적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 영어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에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2020학년도를 예시로 들면, 비슷한 성적대의 수험생이 지원하는 경희대 중하위권 학과와 건국대 상위권 학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건국대, 경희대 모두 영어 반영 비율은 15%로 동일하지만 등급별 점수를 보면 경희대가 건국대에 비해 등급이 낮아질수록 점수 하락 폭이 훨씬 크다. 따라서 총점이 같더라도 세부 성적에 따라 지원을 달리해야 한다. 따라서 영어 성적에 대한 대학별 유·불리를 점검해야만 좋은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4. 자연계열이 인문계열보다 수시모집 이월 인원 많이 발생
정시모집 최종 선발 인원은 12월20일 수시모집 추가등록이 마감된 이후에 대학별로 발표한다. 그 이전의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계획 인원일 뿐이며,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을 더해 최종 정시모집 인원이 결정된다. 따라서 정시모집 규모는 지금보다는 다소 늘어나게 된다.

인문계열의 경우 자연계열보다는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월 인원이 좀 더 적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2019학년도 주요 30개 대학의 이월 인원을 살펴보면, 인문계열은 962명(10.9%), 자연계열은 1370명(14.3%)으로 자연계열이 훨씬 많았는데 이는 매년 일어나는 현상이다. 주요 대학의 이월 인원을 보면, 인문계열은 서울대와 중복 합격하는 학생이 많은 연세대(110명), 고려대(78명)의 이월 인원이 많았다.

자연계열은 의학계열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서울대에 합격하더라도 지방의 의학계열에 합격하게 되면 서울대 대신 의학계열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서울대(187명)의 인원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고려대(160명), 연세대(150명)의 이월 인원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는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 오히려 이월 인원이 많이 발생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처럼 이월 인원은 대학별, 계열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계획 인원에서는 선발하지 않던 모집단위가 수시에서 이월되면서 정시에서 선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12월20일 이후 각 모집단위별 정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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