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임창섭 기자 = “기업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구조를 보다 건실하게 하는 튜닝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적절한 철수는 ‘실패의 결과’가 아닌 ‘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이 16일 ‘잘 되는 사업에서도 철수하는 지혜, SMART EXIT’ 보고서를 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Smart Exit’ 은 충분히 준비된, 때문에 철수 후에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전략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며 성공하고 있지만 기업의 미래비전과는 잘 안맞는 사업을 가장 가치가 높을 때 철수하는 타이밍을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성장의 반대 개념인 철수(Exit)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기업가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어 임기 내에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는 기업가의 입장에서 ‘철수 = 실패’라는 연계 성립은 무리가 아니라는 것.

연구원은 그러나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신성장 사업을 찾는 것 못지않게 ‘Exit’를 통해 앞으로 하지 않아야 할 사업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SMART EXIT’가 제공하는 기회와 이를 통한 재도약 사례 등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SMART EXIT’가 ‘기업에 제공하는 기회는 지속적인 성장’이며 ‘사회에 제공하는 기회는 자원의 생산적 분배’라고 분석했다.

먼저 기업의 경우 기업가들은 성장에 대한 압박감으로 철수를 꺼려하지만 사실 전략적인 철수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엔진을 마련한다는 것.

즉,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성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입, 보다 개선된 사업 구조로의 변환을 모색할 수 있으며 그 사례로 필립스와 네덜란드 기업 Royal Vopak를 꼽았다.

연구소는 적절한 철수는 기업 주주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시장이 선 순환 되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시장에는 해당 사업을 기존보다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존재하며 철수된 사업을 중심으로 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 보다 효과적인 자원의 분배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보유한 자원 및 핵심 경쟁 능력은 제각기 다르며 영위하는 사업은 기업이 예측하는 방향으로만 진행되지도 않기 때문에 이전까지 기존 기업이 해당 사업을 잘 성장시켜왔다고 하더라도 철수 당시 속한 라이프 사이클에서 그 생산성을 극대화시킬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가장 적합한 플레이어’가 기존 기업이 아닌 시장 내의 다른 기업일 수 있다는 진단을 했다.

연구소는 재도약 사례의 첫번째로 현재 전 세계 150개국에 8만여 명의 직원을 보유한 헬스 케어 제품 서비스 제공 업체 스위스 ‘Roche’를 꼽았다.

‘Roche’는 비타민과 화학제품 위주의 사업에서 과감하게 제약과 진단기기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한 이후 Roche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2002년 270억 스위스 프랑의 매출 규모에서 2010년 470억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로 전환한 IBM이 사례로 제시됐다.

한국 기업중에서도 ‘두산’을 흥미로운 사례로 꼽았다.

연구소는 맥주회사였던 두산이 중공업과 건설 중심에서 인프라 지원 사업(ISB: Infrastructure Support Business)으로의 전환을 통해 겨우 10년만에 세계 35개국에 3만9000여 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를 위해 ‘Exit’ 전담 팀과 ‘Exit’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조직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속에 Top Management가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권유했다.

시례로 Bain & Company에서 20년 이상 742개의 회사를 분석한 결과, 자산 매각에 선제적인 접근을 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는 기업에 비해 전략적 초점을 보다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주주들에게 2배 정도의 가치를 제공했다며 ‘Smart Exit’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전략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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