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NSP통신] 임창섭 기자 =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LG료망중국(China Insight) 11월호’(제37호)에 중국과 관련해 매우 눈길을 끄는 내용이 실렸다.

중국의 유명 경제주간지 ‘신차이푸’의 창간 10주년 기념 특집호를 다뤘는데 이 특집호에는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성공한 4개 회사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10인의 기업가들이 집중 조명돼 있다.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로 꼽힌 4개사는 레이스조명, 신둥팡, 징둥상청, 텅쉰 등이었으며 기업가 10명에는 량원건, 류용싱, 션원룽, 마윈 등 기라성 같은 스타경영자들이 망라됐다.

연구원은 중국 토착기업들의 경쟁력 수준을 가늠해보고 중국 경영 및 비즈니스의 왕도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고 밝혔다.

본 통신사는 중국의 10년을 들여다본다는 의미에서 ‘LG료망중국(China Insight) 11월호’에 실린 중국의 회사들을 모델별로 게재하고자 한다. 스타경영인은 모아 소개한다.(편집자 주)

[4]텅쉰, 발빠른 캐치업 전략으로 인터넷을 싹슬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는 인터넷 산업에서, ‘텅쉰’은 절대 피해갈 수 없는 거대한 산이다.

중국에 인터넷이 도입된 시점부터 이 시장을 장악해오던 MSN, 야후, 구글, 이베이 등 외국계 기업들과 롄중, 신랑(新浪), 왕이(?易), 타오바오(淘?), 바이두(百度) 같은 토착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을 호령하고 있을 때, 그들 배후에 하나의 유령 같은 그림자가 나타나 한가로이 노닐기 시작했다.

그 그림자는 한 번도 업계의 선두주자 역할을 한 적은 없었지만, 줄곧 각 방면의 선구자들을 위협하면서 점차 그들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그게 바로 텅쉰이다.

텅쉰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기반으로 하고, QQ를 플랫폼으로 하여, 낮은 원가를 앞세워 인터넷 비즈니스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서비스의 종류나 범위는 물론 서비스 내용과 성과도 단연 최고였다. 텅쉰의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해보면, 그 중 첫째 특징이 가입자군을 기반으로 인터넷 산업사슬을 통째로 먹어버린다는 점이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텅쉰의 기본 사업이며, 오늘날의 텅쉰이 있게 한 가장 귀중한 자산인 방대한 이용자군을 가져다준 비즈니스이다.

현재 텅쉰의 인스턴트 메신저 가입자는 10억 명이 넘으며 그 중 활동자는 6.48억 명,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1.28억 명이다.

인터넷에서 방대한 이용자군을 확보한 후 텅쉰은 막대한 자본을 과감히 투자해 모든 인터넷 서비스 사업영역으로 진출했으며, 또 이들을 모두 하나로 묶어냈다.

텅쉰은 발빠른 캐치업 전략을 채택했다. 우선 다른 선발자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파악한 뒤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진 시점을 기다렸다가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새로운 사업들과 기존 인터넷 메신저 사업에서의 비교우위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이 같은 전략으로 텅쉰은 적은 비용을 들여 인터넷 부가가치 서비스, 이동통신 부가가치서비스, 네트워크 광고 등의 영역에 진입했다.

그 중 관문 구실을 하는 QQ닷컴은 지금도 꾸준히 이용량 기준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파이파이왕(拍拍?)은 업계 2위, SP(Service Provider)는 3위, 연예 및 오락 부문 1위, 인터넷 게임 5위 등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인터넷업체가 영위하고 있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 부문에 발을 담그고 있다 보니, 텅쉰은 인터넷 기업의 ‘공공의 적’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싹쓸이 모델을 통해 텅쉰은 중국의 인터넷 산업 발전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2006년과 2010년 사이 텅쉰의 영업이익은 28억 위안에서 196억 위안으로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0.64억 위안에서 81.15억 위안으로 늘어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참고로 바이두는 2010년 35.35억 위안의 이윤을 거두었다.)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전략이 ‘티끌 모아 태산’ 방식의 이윤창출 모델. 중국의 순수 인터넷 업계는 주로 ‘기본 서비스는 무료, 부가가치 서비스는 유로’라는 이윤창출 방식을 채택하는데, 텅쉰도 마찬가지다.

각종 서비스의 기초응용은 무료로 개방되고, 도구 및 개성화 서비스(예컨대, 바탕화면 교체 서비스)만이 유료이다.

비록 한 가지 유로 서비스의 이용료는 얼마 되지 않지만 ‘티끌 모아 태산’ 격으로 전체적으로 높은 이익을 가져다준다.

2010년 말 현재 텅쉰 네트워크의 부가서비스 가입자는 6,570만 명, 이동 및 통신 유료 서비스 가입자는 2,460만 명으로, 각각 활동 중인 가입자 총수의 10.15%와 3.8%를 차지한다.

한 가지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은 텅쉰의 성공 요인으로는 공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이외에 최근 10년간 중국 네트워크 산업의 급성장을 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터넷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천정효과(ceiling effect)로 말미암아 텅쉰의 가입자 수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텅쉰의 활동 가입자 수는 2009년 6.37억 명에서 2010년 6.48억 명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1.7%에 그쳤다. 텅쉰의 수익이 활동가입자 수에 유료 이용료를 곱한 액수라고 한다면, 가입자 수 증가가 정체됨에 따라 수익은 유료 서비스 이용율 제고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텅쉰이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전력투구를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중 하나로, 텅쉰은 네트워크 주변서비스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1년 5월 4.5억 위안을 들여 미디어그룹인 ‘화이시옹디’의 지분 4.6%를 인수해, 1대 기관주주가 되면서 영화 및 TV 산업에 뛰어들었다.

같은 달에 8,440만 달러로 ‘이롱망’의 지분16%를 인수하여 2대 주주가 되면서 여행업에도 진출했다. 7월에는 8.92억 홍콩달러로 진산소프트웨어(Kingsoft)의 지분 15.68%을 취득, 최대주주가 되면서 인터넷보안 서비스에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에 앞서 2010년에는 인터넷 게임업체인 선전왕위(深??域)와 커뮤티티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업체인 상캉성추앙샹(Comsenz)를 인수한 바 있다.

이밖에 텅쉰은 ‘Q+’ 플랫폼을 출시했다. Q+ 플랫폼은 PC와 핸드폰, 태블릿PC, 자동차 등 갖가지 터미널에 응용될 수 있는 개방식 플랫폼으로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6.48억 명의 QQ 가입자들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혹자는 이러한 모델로 인해 인터넷 업계의 독점현상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지만, 텅쉰 입장에서는 엄청난 가입자와 네트워크 이용량을 기반으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공동으로 최대한의 부가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임창섭 NSP통신 기자, news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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