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 (포스코 제공)

(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어언 10개월.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되는 이 기간 동안 최 회장의 포스코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민 기업 포스코 수장으로 취임한 그가 미래 100년을 대비해 중점 추진하는 경영전략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위드 포스코다. 둘째는 순혈주의 타파를 통해 우수인재 조기 확보에 나선 미래먹거리 발굴이다. 셋째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세가지에 초점을 맞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최 회장의 미래구상을 ①취임 10달, 선순환(善循環)하는 기업 생태계에 올인… 핵심은 '위드 포스코' ②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순혈주의 타파로 우수인재 조기 확보 ③경기 하락과 글로벌 무역전쟁 심화…해법은 '승풍파랑(乘風破浪)' 등 3회에 걸쳐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철강 경쟁력 제고는 기본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성과 중심의 인재를 전진 배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 포스코 9대 회장에 취임한 그가 주창하는 새로운 비전은 위드 포스코다. 배려 공존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숙한 기업문화를 통해 100년 기업 포스코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 것이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회사인 포스코ESM의 합병을 단행했다. 또 미래 신성장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젊은 피도 수혈했다. 학연 지연 혈연기반의 연고주의 인사를 타파하고, 탁월한 실적을 거두거나 신임 CEO 경영철학을 과감히 추진할 수 있는 실행력을 보유한 인재 및 현장 인사를 중용하는 등 순혈주의 타파에 나선 것이다..

포스코 및 협력사 합동 안전다짐 선서 (포스코 제공)

그가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새해 경영화두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대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가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글로벌 철강 산업을 이끌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선 한 발 앞선 투자와 우수인재 조기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라고 한다.

실제로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는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철강사업의 경우 광양제철소 3고로 스마트화, 기가스틸 전용 생산설비 증설, 제철소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위한 부생가스 발전설비 신설 등에 26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골자는 거래 대금의 단가 결정 및 지급의 합리성 제고다. 또 3년간 총 6조2000억원을 협력기업에 지원한다. 협력기업 지원 프로그램에는 임금과 복리후생 지원, 임금 지불 능력 제고 지원, 경영 안정 금융 지원 등 3개 분야에 걸친 상생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회장 선임 당시 그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현장경영에도 그 누구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제철소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현장 직원을 격려하는 것은 물론 협력사 사무실과 샤워실 등을 직접 점검하면서 처우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아야 된다는 그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장경영에 올인하고 있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는 또있다. 지난 2월 이사회에서 김학동 생산본부장과 정탁 철강사업본부장을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다. 인수회사 출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은 포스코 창립 이후 최초다. 이처럼 파격적인 조치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보호무역주의로 겪게 될 어려움을 인재중용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서다. 특히 1959년생으로 중앙고와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정 부사장은 대우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서 쿠알라룸푸르 지사장을 맡았던 대우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100대 개혁과제인 현장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포석을 보여주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포스코 서울사무소 인사팀 일부를 포항 본사로 배치한 것이다. 또 서울서 근무하는 생산 기술 품질분야 엔지니어 관련 지원인력도 포항과 광양 등 생산현장에 순차 배치하고 있다. 100대 개혁과제인 현장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 왼쪽)이 요한피터 세계철강협회장(브라질 게르다우社 부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지난 3월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외사업장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를 시작으로 베트남 생산법인, 미얀마 가스전 등 동남아시아 지역 주요 해외사업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연초 동남아시아지역 그룹사업 전략 수립을 마친 그가 역내 철강사업 위상강화와 그룹사업 미래성장동력을 구상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던 것이다. 특히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에서는"제철소 조업현장이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고로를 포함한 주요 설비의 철저한 관리로 안정적 조업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인도네시아에 이어 냉연 생산법인인 포스코 베트남과 형강 및 철근 생산 법인인 SS VINA도 방문했다. 또 최근 사명을 변경한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도 찾았다. 뿐만 아니라 취임 후 처음으로 세아제강, 고려제강 등 국내 철강산업 고객사는 물론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장을 직접 방문해 중장기 협력관계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 현장경영에 올인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시장을 향한 그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제기구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다.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으로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 철강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1967년 설립된 세계철강협회는 현재 160여개 철강회사와 철강 관련 협회 및 단체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이들 회원사는 전 세계 철강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집행위원회는 철강홍보와 환경보호, 철강기술 및 제품 개발, 수요확대 등 세계철강협회의 주요사업 방향을 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현재 13명의 집행위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최정우식 현장경영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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