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어언 10개월.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되는 이 기간 동안 최 회장의 포스코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민 기업 포스코 수장으로 취임한 그가 미래 100년을 대비해 중점 추진하는 경영전략의 핵심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위드 포스코다. 둘째는 순혈주의 타파를 통해 우수인재 조기 확보에 나선 미래먹거리 발굴이다. 셋째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세가지에 초점을 맞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최 회장의 미래구상을 ①취임 10달, 선순환(善循環)하는 기업 생태계에 올인… 핵심은 '위드 포스코' ②개혁 드라이브에 가속페달…순혈주의 타파로 우수인재 조기 확보 ③경기 하락과 글로벌 무역전쟁 심화 해법은 '승풍파랑(t乘風破浪)' 등 3회에 걸쳐 조망해 본다.<편집자 주>
최정우 회장이 제철보국(製鐵報國)이라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국민 기업 포스코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도 어언 10개월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고 탄생되는 이 기간 동안 최 회장의 포스코는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포스코 수장으로 선임될 당시 현장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컷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잘 알다시피 지난해 7월 27일 포스코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2005년 감사실장, 2006년 재무실장, 2008년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83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철강 현장과 관련된 직책을 맡았던 경험이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의 회장 선임을 놓고 찬반의견이 뜨거웠다. 일부에서는 권오준(전임 회장) 사람이라 선임되었다고 말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공정성 논란도 있었다. 포스코가 벌어들이는 이익의 80%가 철강 분야임을 감안하면 현장경험 부족은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물론 회장 선임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달랐다.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 포스코켐텍 등 포스코그룹의 주요 핵심계열사를 두루 거치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구조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소통에 능할 뿐 아니라 혁신과 글로벌 경영 역량도 뛰어나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그룹이 요구하는 CEO 자질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둘러싼 포스코그룹과 대우인터내셔널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치경영실장으로 선임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그만큼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본지가 취임 10개월에 접어든 최정우 포스코호를 점검해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장경험 부족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도전과 응전'을 통해 100년 포스코를 만들어가는 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지난 10개월을 놓고 성공여부를 논하는 것은 섯부른 판단이다. 하지만 도전과 응전을 통해 100년 포스코의 초석을 다져나가는 그의 행보가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안주하고 있던 기업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가 취임한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하는 것은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다. 100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세 가지 개혁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는 고객과 공급사 그리고 협력사 등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Business With POSCO다. 둘째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Society With POSCO. 셋째는 신뢰와 창의의 기업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People With POSCO다. 한마디로 주주 고객 공급사 협력사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도 3실(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을 강조하는 등 새로운 비전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수가 직접 선봉에 서서 지휘하니 100년 기업으로의 초석 다지기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100대 개혁 과제다.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은 물론 사회 각계 각층으로부터 3300여건의 의견을 받아 취임 100일에 발표한 것이 포스코가 추진해 나갈 100가지 개혁 내용이다. 포스코가 외부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수렴한 것은 50년 역사 이래 최초였다고 한다. 가히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100대 개혁 과제의 골자는 50주년 기념식에서 밝혔던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이라는 2030년 장기 목표 달성 방안의 구체화다. 대표적인 것은 신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인 포스코ESM(양극재)과 포스코 켐텍(음극재)을 합병, 양·음극재 사업을 통합하는 것이다. 또 2차전지 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세워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생산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음극재 및 전극봉의 원료가 되는 침상코크스 생산 공장을 포스코켐텍에 신설해 고부가 탄소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커다란 줄기의 하나다. 신성장 사업부문 강화해 철강 위주 사업에서 벗어 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이 그리는 큰 그림이다.
100년 포스코를 만들기 위한 포석은 이 뿐만이 아니다. 기존 철강 부문을 철강·비철강·신성장 세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 조직개편이다. 조직개편에서도 변화를 위한 그의 갈망과 뚝심이 느껴진다. 신성장 부문장으로 외부 전문가인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을 선임한 것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신설한 부서의 장으로 외부 전문가를 선임한 것은 순혈주의 타파와 함께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 중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승부수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신성장 사업부문 강화에 나선 그의 구상은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세종시에서 열린 포스코켐텍의 2차전지 음극재 1공장 준공식과 2공장 착공식이 바로 그 것이다. 준공된 포스코켐텍 1공장은 2011년 1호기 준공 이후 현재까지 6차에 걸친 설비 증설로 연간 2만4000톤의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또 하반기까지 1단계인 4개 생산라인을 완공하면 연산 2만 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2021년까지 총 10개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늘려 연산 규모를 5만 톤으로 확장하고, 포스코켐텍 2공장 건설이 완료하면 총 7만4000톤의 음극재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가 이처럼 2차전지 소재인 리튬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라고 한다. 한 번 쓰고 나면 버리는 1차전지와 달리 리튬을 사용해 만드는 2차 전지는 충전하면 500~2000번까지 쓸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기차시장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리튬이 포스코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할 가능성은 높다.
그가 신성장 사업강화와 함께 추진하는 또다른 한축은 사회적 가치 실천이다.
포스코가 협력사 등의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지불하는 한편 공정거래형 입찰제도를 운영하고, QSS를 활용한 중소기업의 경영혁신 및 공정개선을 지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CEO 직속 자문기구인 기업시민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초대 위원장으로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인 김준영 성균관대 교수를 선임한 기업시민위원회는 분기별로 위원회를 열어 위드 포스코 경영이념과 활동방향을 논의한다.
기업시민을 신 경영이념으로 구현하기 위한 운영체계 정립에도 나섰다. 기존 사회공헌활동을 재편하고, 사회적 요구에 맞는 새로운 공헌 활동을 발굴하고, 원·하청 간 거래문턱 낮추기를 비롯한 동반성장 정책도 중점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취임 1주년이 되는 오는 7월에는 포스코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기업시민 헌장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임직원들이 기업시민의 개념과 중요성을 이해하고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선 준칙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외에도 공정거래문화를 완전 정착시키기 위해 퇴직임직원(OB)이 근무하는 공급사는 반드시 해당 사실을 등록하고, 거래품목에 대해서는 100% 경쟁구매가 원칙이라고 한다. 특혜 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현장 중심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최 회장은 57년 4월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와 부산대를 졸업하고 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그후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회장 직속의 정도경영실장,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을 역임했다.
제철보국이라는 창립이념을 바탕으로 반세기 만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우뚝선 포스코의 미래 100년을 대비해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NSP통신 박유니 기자 ynpark@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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