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IP통신] 강은태 기자 = 민주당 등 야 4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독일 칼스루헤 대학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교수가 18일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해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즉각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1976년 독일 정부와의 소송에서 라인강에 만들어진 이페자임(Iffezheim) 보 때문에 홍수가 발생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승소한 후 독일에서 법적으로 더 이상 대형 보를 건설하지 못하게 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지난 5월 4대강사업을 녹색성장의 세계적 모범사례로 평가한 아킴 슈타이너 (Achim Steiner)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에게 “4대강사업은 생태계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공사를 당장 중단하는 것만이 유일하고 옳은 결정”이라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11일 입국하여 12일에는 한강, 13일부터 15일까지는 낙동강 현장을 조사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18일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하여 한강과 낙동강의 4대강사업 현장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4대강사업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4대강사업은 “연쇄적인 대형 보 건설 계획으로 볼 때 매우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전통적인 운하건설계획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자연에 가깝던 살아있는 강들이 정체수역으로 바뀌면서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생명력을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독일이 이미 경험했듯이 보 건설과 준설은 강을 파괴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강의 복원은 현재의 상태를 개선하고 강 생태계를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한국이 독일이 저질렀던 잘못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4대강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아직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을 구하기 위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토론을 시작하고 이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강들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진지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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