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본사 격납고 앞의 조양호 회장 (한진)

(서울=NSP통신) 강은태 기자 =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숙환(폐질환)으로 별세했다.

현재 한진 그룹 전체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으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진행 중이다.

◆故조양호 회장, 글로벌 항공사 ‘대한항공’ 우뚝 세워

조 회장은 1949년 3월 8일 인천광역시에서 조중훈 한진 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조 회장은 서울에서 경복고등학교를 수학한데 이어 미국으로 유학해 美메사추세츠 주 Cushing Academy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인하대 공과대학 학사, 美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학위 등을 취득했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담은 이래로 반세기 동안‘수송보국(輸送報國)’ 일념 하나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데 모든 것을 바쳤다.

또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하는 등 국제 항공업계에서 명망을 높이며 사실상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45년간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들을 두루 거쳤다.

이 같은 경험은 조 회장이 유일무이한 대한민국 항공산업 경영자이자, 세계 항공업계의 리더들이 존경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

조 회장은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조 회장은 재직기간 중 대한민국의 국적 항공사였던 대한항공을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에 몸을 담은이래 회사의 존폐를 흔드는 위기는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 무한 경쟁의 서막을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 주도로 그리고 전 세계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로 움츠릴 때 앞을 내다본 선제적 투자로 맞섰다.

결국 대한항공은 결국 이들 위기를 이겨내고 창립 50주년을 맞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 델타항공 조인트 벤처 조인식 (한진)

◆위기에 빛났던 故조양호 회장의 리더쉽

조 회장은 탁월한 선견지명의 혜안으로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만들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으며 1998년 외환 위기가 정점일 당시에는 유리한 조건으로 주력 모델인 보잉737 항공기 27대를 구매했다.

또 이라크 전쟁, SARS 뿐만 아니라 9.11 테러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세계 항공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 조 회장은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었다.

결국 이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조 회장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대형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LCC)간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시대의 변화를 내다보고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대한항공과 차별화된 별도의 저비용 항공사 설립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2008년 7월 진에어(Jin Air)를 창립했고 진에어는 저비용 신규 수요를 창출, 대한민국 항공시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11 Durban IOC Session (한진)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1969년 출범 당시 8대뿐이던 항공기는 166대로 증가했으며 일본 3개 도시 만을 취항하던 국제선 노선은 43개국 111개 도시로 확대됐다.

특히 국제선 여객 운항 횟수는 154배 늘었으며 연간 수송 여객 숫자 38배, 화물 수송량은 538배 성장했고 매출액과 자산은 각각 3500배, 4280배 증가했으며 이와 같은 도전과 역경, 성취와 도약의 역사가 담긴 대한항공의 여정에는 조 회장의 발자취가 짙게 남아 있다.

NSP통신/NSP TV 강은태 기자, keepwatch@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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