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DIP통신] 황기대 기자 = “아버님이 생전에 가족 상봉하실 수 있기를 바랬는데 역시 꿈이었나 보네요.”

가수겸 산소주의 생명운동가 이광필(49)이 16일 새벽 3시20분 타계한 부친의 소원을 이뤄주지 못한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광필의 부친 이병호(80)옹은 서울 서대문 적십자 병원 중환자실에서 폐렴으로 투명해 오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옹은 1932년 함경남도 장진군 덕실리에서 출생했다. 마을 유지였던 이옹의 부친은 6.25 전쟁 때 북진한 국군과 UN군을 도왔으나 중공군이 개입하면서 전세가 역전돼 국군과 UN군이 후퇴를 하게 됐다.

결국 이옹 가족은 북괴군의 앙갚음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온 가족이 피난을 할 수 없어 이옹 부모가 당시 18살이었던 아들 이옹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억지로 홀로 흥남부두에서 마지막 피난선을 태워 보냈다. 혈혈단신 강원 삼척에 도착한 이옹은 다시 걸어서 부산으로 피했고 지금까지 남한 땅에서 홀로 살아왔다.

어려서부터 이옹의 한 맺힌 사연을 듣고 자란 이광필은 북한에 있는 형제, 자매와 친지들을 만나거나 소식이라도 알고 싶다는 부친의 소원을 풀어주려고 공식·비공식 라인을 총동원해서 알아봤다. 하지만 정말 소식이나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

이광필은 “당시 북한에서 국군을 도왔던 분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말씀은 안하셨지만 아버님도 잘 알고 계셨다”며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만큼은 버리지 않으셨는데 결국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가시게 돼 아들로서 불효를 저지른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슬퍼했다.

이어 “얼마전 영화 풍산개를 보면서 윤계상이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며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을 보며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냥 부러웠다”면서 “인도주의 차원의 이산가족의 정치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방치되다시피 한 이산가족들은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현실은 영화는 아는데 왜 남북한 당국만 모르는 것인지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이광필은 부친의 유해를 18일 북한에 가까운 경기도 파주의 공원묘지에 안장하기로 했다. 그곳에서라도 북녘땅을 바라보시라는 뜻에서다.

이광필은 부친의 일을 계기로 더욱 산소주의 생명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곧 아버님의 생명과 소망을 지탱해주고 있는 인공호흡기를 떼어내야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나는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인도주의로는 아버님 같은 이산가족들의 맺힌 한을 풀어줄 수 없기에 산소주의 정신으로라도 이산가족의 마지막 소원을 풀어줄 수 있는 날을 만드는 것이 아버님을 잘 보내드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광필은 부친의 일이 수습되는대로 청와대, 국회, 주한 미국대사관, 주한 중국대사관 등에서 남북한 평화정착과 이산가족만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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