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DIP통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은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과연 그 명성에 걸맞는 관광지로써 구실을 하고 있는가.

30~40년 전만 해도 모래사장의 폭이 100m나 되었지만 지금은 불과 50m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것도 매년 수천 톤의 모래를 부어서 겨우 해수욕장의 기능을 하고 있다.

마린시티의 80층 초고층빌딩에 가려 동백섬의 아름다운 풍경은 사라진지 오래고 ‘달맞이 고개길’은 ‘건물맞이 고개길’이 되었다.

더욱이 AID아파트 재건축으로 57층 아파트가 산처럼 우뚝 들어서게 되면 달맞이 ‘문텐로’는 그 이름을 ‘전등불로’로 바꾸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지금도 미포 쪽 해변은 이끼 없는 바위와 자갈, 점질토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속칭 부산의 강남으로 변해버린 해변은 밤이면 고급유흥주점과 모텔 불빛만 넘치는 환락도시가 되어 버렸다.

해운대의 교통은 ‘지옥’ 그 자체다. 낮과 밤이 따로 없고 여름 성수기와 출퇴근 때 도로는 아예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한마디로 해운대라는 이름은 있고 ‘우리의 해운대’는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부산시가 이 지경의 해운대에 공공개발이란 이름으로 해운대관광리조트개발을 한다고 한다. 500m 108층 1동과 300m 87층 2동 등 매머드 건물을 바로 해수욕장 앞에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초 계획은 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용도변경을 통해 특정 개발업자에게 관광리조트개발을 하도록 허가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개발업자가 해운대구청에 기부 체납해야 할 도로와 공원을 부산시가 시민의 혈세로 지어 준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잠실 롯데2월드 초고층빌딩을 지을 때 연면적환경영향평가를 적용하여 시민이익 을 최대한 끌어냈던 것 비교해 볼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해변을 살리기 위해 고도를 제한하고 있는 중심미관지구까지 부산시가 일반미관지구에 편입시켜 108층 초고층빌딩을 짓게 한다는 것이 특혜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동방주택 이영복회장은 다대만덕 사건으로 엄청난 자연공간을 훼손해 아파트를 지어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이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가 주도를 하고 있는 해운대리조트는 불가능했던 주거가 경제성을 이유로 허용됐다.

그 결과 90%는 평당 3천만원에 70~100평짜리 초호화 아파트와 6성급호텔, 콘도이고 단 10%만 공공개발형으로 전락해 버렸다. 무늬만 공공개발이지 특정업자를 위한 부동산 개발에 부산시가 첨병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취업률을 높이고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부산시는 말한다.

정말 웃긴 얘기다. 지금도 부산지역 호텔들은 년간 객실을 50%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여기에 6성급 호텔과 콘도가 생기면 부산지역 호텔의 영업률은 더 떨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결국 기존 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다수가 직장에서 쫓겨 나갈 것이고 문 닫는 호텔이 생기게 될 것이다. 취업과 경제 효과가 얼마나 될 지 의문스럽다.

“해운대관광리조트로 명품도시가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주변지역 주민들은 해운대관광리조트의 주거허용으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바로 교통문제 때문이다.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면 평소때도 지옥으로 변해버릴 도시에 누가 살겠는가.

왕복 2~3차선을 왕복 4차선으로 늘리겠다는 미봉책으로 지금도 교통마비 현상을 겪고 있는 교통 환경이 나아질까.

해운대관광리조트가 들어서면 시간당 1800대의 차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이 규모는 해운대 여름 성수기 때 교통량이다. 이렇게 차량이 늘어난다면 평소 도로는 주차장이 될 것이고 여름에는 아예 차량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마린시티 3400세대와 달맞이고개 AID아파트 재건축으로 3000세대, 그리고 기타를 합쳐 모두 8천세대가 더 들어서게 되는데 도대체 교통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다는 것인가.

이제 해운대는 명품도시가 아니라 교통지옥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결국 교통문제로 부동산 가격은 곤두박질 칠 것이고 관광객 수요도 급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산시가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건설하려 해도 도로 확장비용을 환수하지 못하게 됐기에 향후 모든 비용을 부산시민들이 고스란히 져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문제가 발생해 버렸다. 이미 특혜를 받는 개발업자는 더 이상 책임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해운대관광리조트개발을 하면 많은 관광객을 맞이할 것이다”고 부산시는 괘변을 늘어 놓는다.

전문가들은 500m 300m 짜리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게 되면 지진진도 7에 맞먹는 풍량이 발생해 해변의 모래사장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어쩌면 해수욕장이 사라지거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해운대 해수욕장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은 매일 모래를 나르는 웃지못할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누가 어떤 관광객이 이 모습을 보고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해수욕장을 갖춘 세계적인 광광지라며 다시 찾아올 것인가.

고급아파트와 고급 호텔, 고급 콘도, 비싼 위락시설 건립으로 해운대의 물가는 천정부지 올라가고 이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또 어떤 상실감을 겪어야 하는가.

이제 부산시민이라면 과연 해운대관광리조트 건설이 나를 위한 것인지 또 부산과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나아가 계속 이곳에서 살아가야 할 후손들을 위한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때다.

‘부산 발전’의 상징이 될 것인가 ‘부산 파괴’의 상징이 될 것인가.

‘크고 강한‘ 허남식 부산시장의 랜드마크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해 보면 우울함을 금할 수 없다.

[글/사진 =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손동호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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