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복수금고를 처음 도입한 서울시의 금고은행 입찰에 우리·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일제히 도전장을 냈다. 은행권이 서울시금고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연간 32조원 규모의 세입·세출 등을 맡으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금고 운영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우리은행과 국민·신한은행은 서울시 1금고와 2금고에 동시 지원했고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2금고만 제안서를 제출했다.

30조원에 달하는 일반·특별회계예산 관리는 1금고, 2조원의 기금 관리는 2금고가 맡는다.

그간 서울시금고는 독점 운영 체제로 100여 년간 우리은행이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 복수금고제를 첫 도입하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이 입찰 경쟁에 나서게 됐다.

서울시금고에 선정되기 위해선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시민의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등 5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 거액의 출연금을 내야한다는 점도 있다.

이 같이 까다로운 평가와 투자금 지출에도 불구하고 연간 32조원에 달하는 서울시금고는 은행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금고 은행으로 선정되면 총 32조원 규모의 세입·세출 등을 맡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서울시 공무원과 가족들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아울러 서울시금고를 관리하게 되면 서울시 산하 25개 자치구와 다른 지자체 금고 운영권을 확보하기 용이해 부가적 실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금고’라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금고에 선정되면 신용도, 안정성 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우리은행이 유력한 후보다. 이미 지난 100여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맡아오면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로 또 다시 운영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1·2금고 동시에 지원하는 만큼 서울시금고 입찰 준비를 차근차근 해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가 1·2금고에서 모두 최고점을 받으면 한 사업자가 모두 맡을 수 있도록 방침을 정한 만큼 100여년 간 독점적으로 맡아온 우리은행의 아성이 이어질지 새로운 은행이 금고지기가 될지가 관건이다.

한편 서울시는 오는 3일 차기 시금고 은행을 확정할 계획이다. 차기 시금고로 선정된 금융회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4년간 시금고를 관리하게 된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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