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가계가 많아지면서 지난해 가계의 여유 자금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세수 호조에 힘입어 정부의 여유자금은 사상 최대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자금순환(잠정)’을 살펴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50조9000억원으로 1년 전(69조9000억원)보다 19조원 급감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순자금운용은 가계가 예금, 채권,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금액이다.

한은은 “신규 주택 구입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상당 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거용 건물 건설 투자액은 2016년 9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07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의 여유 자금은 지난 2015년 94조2000억원에서 2016년 69조9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2년째 하락세다.

지난해에는 자금조달액이 123조7000억원으로 전년(143조8000억원)보다 줄긴 했지만 자금운용액이 1년 전 213조7000억원에서 174조6000억원으로 더 크게 줄어들며 여유 자금이 축소됐다.

(한국은행)

반면 정부는 세수호황 덕분에 순자금운용이 49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정부의 순자금운용은 2014년 19조원, 2015년 20조1000억원, 2016년 39조2000억원으로 매해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국세수입이 전년 242조6000억원에서 265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덕을 크게 봤다. 정부의 통합재정수지도 24조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음에도 소득세, 법인세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기업을 뜻하는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은 14조4000억원이었다.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전년(2조4000억원)보다 12조원 늘었다. 지난해 민간 설비투자는 2016년 121조원에서 작년 139조원으로, 건설투자는 209조4000억원에서 232조8000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한편 지난해 말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1년 전보다 507조원 증가한 7831조1000억원이었다. 금융부채는 5118조1000억원으로, 191조1000억원 늘었다.

국외 부문까지 포함한 총 금융자산은 1033조1000억원 증가한 1경651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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