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사옥 (KDB산업은행)

(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금호타이어 자율협약을 위한 데드라인을 4일 남겨둔 가운데 산업은행이 노조에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해외 매각 찬반투표와 더블스타 자본 유치 시 스톡옵션을 부여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 두 가지 제안 모두 거부했다. 산은과 노조 간 의견이 좁혀져야 할 이 시점에 다시 모든 안건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산은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의 더블스타 외자유치 반대 입장이 금호타이어 전체 구성원의 의견인지 의문이 있다”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조속히 실시해 달라”고 노조에 요청했다.

이어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 자본을 유치할 경우 우리사주조합이나 개별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겠다”며 “더블스타 측도 이 사항에 동의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은의 발표 직후 전 “산업은행이 제시한 스톡옵션 부여와 전직원 투표 제안을 거부한다”며 “해외매각에 대해 합의한 적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과 이대현 산은 수석부행장, 금호타이어 인수를 희망하는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 22일 자정과 23일 오전에 걸쳐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와 수차례 비공식 면담을 했다.

23일 오전에는 차이 회장이 노조 대표와 면담하며 한국 법인의 독립 경영 보장,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공동 협력 발전, 고용 유지 등을 재차 약속했다.

산은 측에 따르면 이후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 자본 유치에 대해 구두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양측은 경영 정상화 및 장기 발전 방안 수립 등을 위한 미래공동위원회 공동 구성, 26일 또는 27일 자구 계획의 조속한 합의 등 내용을 담은 노·사·정·채권단 공동 선언문 발표, 이달 29일 또는 30일 해당 내용의 노조원 투표 등에 대해 구두 합의 했다고 산은은 밝혔다.

이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날까지 공동선언문 초안을 노조 앞으로 송부했고 이날 자정까지 최종 의견을 요청했지만 노조가 24일 총파업에서 국내 업체 인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기자간담회를 실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산은과 노조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구두합의 여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 인수설’에 대해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송강 금호타이어 곡성지회장은 지난 24일 집회에서 국내 기업의 금호타이어 인수 여부에 대해 “지역 유력 정치인이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노조의 이 같은 주장에 이 회장은 “노조가 국내 업체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을 주장하면서도 해당 기업과 정보 제공자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채권단은 지난 2일 더블스타의 외부 투자 유치 공개 이후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 유치를 위해 접촉한 바 없고 국내 어떤 기업으로부터도 투자 제안을 받은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 지회장 발언 이후 호반건설이 유력한 국내 기업으로 언급됐지만 호반건설 측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30일까지 노사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진행 중인 자율협약 절차가 모두 중단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새 인수주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 늦은 시점에 비정상적 방법으로 얘기되는 것으로 발목 잡힐 수 없다”며 “30일은 제 의지와 무관하게 정해진 시한이다”며 자율협약 마감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 회장은 “자율협약 절차 중단 시 채권 만기 연장 등 지원방안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대규모 연체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조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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