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사옥 (신한금융지주)

(서울=NSP통신) 이정윤 기자 = 이달 금융지주사들의 주주총회가 예고돼 있는 가운데 KEB하나, KB, NH농협, BNK 등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찌감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손을 뗐다. 금융지주사 중 신한금융만 주총 이전에 회장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배제를 추진하지 못했다.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회장의 사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배제한 곳은 하나금융이다. KB금융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결과다.

BNK금융도 지난해 김지완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내부 규정을 고쳐 회추위에서 회장을 제외하기로 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최근 지주와 대구은행의 이사회 의장직 자리에서 사퇴했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빠졌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애초부터 임추위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정기이사회에서 조용병 회장의 사추위 배제를 논의했지만 의견이 엇갈린 채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2일 열리는 주총에서는 제17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10명의 사외이사 중 8명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재선임 혹은 신규선임을 앞두고 있다. 박철, 이만우, 이성량,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이사 등 5명은 재선임 추천됐다.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최경록 CYS대표이사, 박병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 3명은 신규 추천됐다.

신한금융이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앞둔 채 조 회장이 사추위에서 제외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회장의 입맛에 맞는 인사 쏠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강윤식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금융지주 같은 주인 없는 기업에서는 최고경영자의 권력이 절대적”이라며 “회장이 사추위에 남아있는 건 회장과 친분 있는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거수기 사외이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지주 회장의 사추위 참여가 회사 경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지주의 최고경영자는 외부인사보다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현재 회사의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외부 이사들의 권한이 막강해지는 것을 회장의 사추위 참여로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최근 들어 붉어진 금융지주 지배구조 논란에 대해 강 교수는 “금융지주 회장은 사추위에 굳이 포함되지 않아도 충분히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임에도 왜 꼭 껴야할까에 대해 역으로 생각해봤으면 한다”며 “사회가 금융지주사에 요구하는 것에 발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임기가 끝났기 때문에 주총 이후에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장의 사추위 배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6일 열린 ‘2018년도 은행부문 금융감독 업무설명회’에서 “지배구조 및 채용절차 등 금융현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당국도 효율적인 감독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NSP통신/NSP TV 이정윤 기자, nana1011@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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